동영상
3년 전 경찰이 무려 320여 명을 한꺼번에 입건했다가, 2년이 넘게 지나서야 전원 무혐의 처분으로 사건을 마무리 짓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법리 검토를 다시 해본 결과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 들어서 그랬다는데요, 한마디로 경찰의 과욕 때문에 아무런 죄가 없는 사람들이 장기간 피의자 신세로 지내야 했습니다. 전병남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가 한 중국어 학습지 업체를 압수수색하고 그곳에서 일하는 중국 동포들을 우르르 불러 조사하기 시작한 건 한 통의 제보 때문이었습니다. 이들이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했고, 학원법을 어긴 정황도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겁니다.
보통 국제범죄수사대는 인지수사를 하기 때문에 그만큼 큰 건을 맡을 수도 있고 승진 기회를 잡기도 쉬운데, 마침 그즈음 불법 출입국 사범이 이슈이기도 했으니 경찰은 야심 차게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수사는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알고 보니 회화 지도는 취업비자가 아닌 동포 비자로도 가능하단 점이 확인되면서 주요 혐의가 깨졌기 때문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당시 수사 책임자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면서 수사팀은 동력도 잃었습니다. 게다가 학원법 위반 역시 적용하기 애매해졌습니다. 학습지 교사는 학원법이 아니라 방문판매법의 적용을 받는다는 판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학습지 구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하는 간단한 설명은 과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 판결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경찰은 교육부의 유권해석을 듣는 데에만 2년을 더 끌었고, 결국,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수차례에 나눠 모두 무혐의로 불기소 처리했습니다.
물론, 돌고 돌아 최종 결론은 똑바로 내렸다는 점은 다행이라 하더라도, 경찰의 대형실책으로 300여 명에게 상처만 남긴 겁니다.
이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된 건, 지난해 말 서울중앙지검이 문제제기를 하면서부터였는데요, 당시 검찰 일각에서는 경찰의 부실수사 사례집을 만들어서 이 내용을 실어야 한다는 발언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또 법조계에서는 피의자의 절대다수였던 조선족들에게 특히, 범죄와의 연루는 곧 체류 자격과 직결되는지라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김지미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 체류 자격이란 건 이분들한테는 생존권과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경찰이 특히 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하는 데 장기간 사건을 방치한 것은 직무유기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 [취재파일] "사상 초유"…320명 입건 후 2년 지나 '무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