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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근현대 경제·교육 발달의 산 증인 '은마아파트'

안현모 기자

입력 : 2016.02.23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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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였던 고 권태균 작가의 추모 사진전이 끝났습니다. 1980년대 전국의 도시 골목골목을 누비며 풍경을 담았던 작가인데요, 1981년에 찍은 이 사진을 한 번 보시죠.

마치 합성을 한 것처럼 초가집 한 채가 고층 아파트와 함께 한 장면에 공존하고 있는데요, 사진 속 아파트는 바로 아주 오랜 시간 부동산 기사에 단골로 등장해온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입니다.

작가가 26살이던 때 촬영했다는데, 이 아파트가 지금처럼 달라질 줄 그는 상상이나 했을까요? 심우섭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1979년에 준공된 은마아파트에는 이후 우리가 겪어온 경제 개발과 주거, 교육 환경의 변천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63년 광주 시흥군에서 서울로 편입되기 전 현재의 강남 서초 지역은 영동지구로 불렸는데, 그때만 해도 논과 밭, 야산으로 이뤄진 한적한 농촌이었던 이 동네가 은마아파트를 필두로 한 대형아파트의 건설로 30여 년 만에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70년대 처음 계획이 발표됐을 때 서민을 외면하는 고분양가라고 비판받은 분양가가 2천만 원 정도였는데, 지난해에는 11억 원을 넘겼습니다. 또 강남 일대 상업지구도 3.3㎡당 그때 그 시절 3, 4만 원에서 현재는 최고 2억 원이 넘어갑니다.

따라서 작년 가을 벨기에 출신 사진가 세바스티앵 쿠밸리에도 바로 이런 상징성에 매료돼 아무 연고도 없는 은마아파트의 구석구석을 카메라에 담아 은마타운 이라는 제목의 사진전을 열기도 했는데요, 당시 전시 기획자는 "아파트에 살고 싶어 했던 중산층의 열망 속에서 경제 발전이 이뤄지고, 뜨거운 교육열 속에서 다재다능한 신세대가 출연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근현대사를 정확히 꿰뚫은 한 이방인 사진가의 시선 속에서 해 질 녘 은마아파트는 중년의 사내처럼 꽤 쓸쓸한 분위기를 풍긴다"고 전시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이 은마아파트는 2002년 재건축 조합설립 추진위원회가 승인된 뒤 2010년 안전진단을 거쳐 대표적인 재건축단지로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당장은 아니지만, 추억의 은마아파트는 얼마 뒤 사라질 텐데요, 지금으로부터 3, 40년 뒤에는 또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그걸 아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 같습니다.

▶ [취재파일] 경제 개발의 추억 '은마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