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호주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이 아이의 몸무게는 일반 신생아의 3분의 1인 ‘900g.' 가녀린 숨을 헐떡이던 아이는 이내 숨 쉬기를 멈췄고 지켜보던 의사들은 결국 출생 20분 만에 사망 선고를 내렸습니다. 아기의 몸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엄마는 아이를 병원 담요에서 꺼내 품에 안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눴습니다.
그렇게 두시간이 지나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아기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고, 호흡도 일정해졌습니다. 이 아이는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간호학 교수 수잔 러딩턴에 따르면 지금까지 출산 직후 사망선고를 받은 미숙아가 엄마 품에 안겨 기적처럼 살아난 사례는 8건이 넘습니다.
과연 이 현상은 엄마의 사랑이 만들어낸 우연이었을까요?
놀랍게도 의학적 근거가 있었습니다. ‘캥거루 케어(Kangaroo Care)’, 캥거루가 아기를 배 안에 품듯이 엄마가 아기 피부와 밀착해 맨 가슴으로 안는 방법입니다. 과거엔 미숙아가 태어나면 감염 예방을 위해 엄마로부터 철저히 분리했습니다. 하지만 엄마 품이 아기 뇌와 신체에 긍정적 효과를 준다는 연구가 잇따라 나왔습니다.
2003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캥거루 케어를 가장 효과적인 미숙아 돌봄 방법의 하나로 공식 인정했습니다.
캥거루 케어, 엄마의 사랑이 담긴 과학이었습니다.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