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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대신 손으로 보는 '점자' 스마트워치

스브스뉴스 권재경 PD

입력 : 2016.02.22 16:16|수정 : 2016.04.2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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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서 개발한 스마트워치가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작이 됐습니다. 아주 예쁘거나 세련됐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이 스마트워치는 당연히 있어야 할 시침도, 분침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숫자가 보이는 화면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 스마트워치의 이름은 '닷워치(Dot watch)'. 바로 시각장애인을 위해 만든 ‘점자’ 스마트 워치입니다.
개발사 '닷(Dot)'의 대표 김주윤씨는 학창 시절 우연히 만난 시각장애인 학우를 보고 이 제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합니다. 언제나 두꺼운 '점자책'만 들고 다니던 시각장애인 학우. 그는 문득 왜 그들을 위한 전자기기가 없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시각장애인용 공학기기들은 굉장히 크고 비싸서 사용률이 저조했습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시각장애인들은  점자책이나, 녹음기록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점자책으로 번역된 책은 고작 1%에 불과합니다. 이런 열악한 환경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95%가 넘는 사람들이 점자를 배우는 것을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시각장애인들이 배움의 기회조차 얻기 힘든 현실에 분노했습니다.
2014년 6월에 팀을 꾸려 '점자 스마트워치' 개발 사업에 뛰어든 그는 각종 창업경진대회에서 우승하며 제품을 알리기 시작합니다. 이후 단점을 보완하며 제작에 매진한 결과,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값싼 시각장애인용 웨어러블 기기를 완성했습니다. 출시를 앞둔 '닷워치'의 가격은 290달러. 기존 기기의 1/10 가격 밖에 안 됩니다.
그들이 개발한 스마트워치는 '핀'이 실시간으로 움직이며 점자를 만들어주는 형식입니다. 이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과 연동돼 스마트폰에 있는 문자를 점자로 바꿔줍니다. 이 덕분에 시각장애인들이 모바일 뉴스를 읽고, SNS 댓글을 읽고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 그들은 가그들은 우리나라의 국제원조기구인 KOICA와 함께 가난한 제 3세계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지원사업도 진행 중입니다. 보다 더 싼 가격의 모듈을 개발해 가난한 시각장애인에게 보급할 계획입니다. 시각 장애인들의 새로운 눈을 만들어 주기 위한 이들의 작품은 이제 시작 단계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의 착한 의지가 첨단 기술을 만나 세상의 행복을 크게 키워가는 소식을 앞으로 더욱 많이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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