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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산지값 폭락해 농가 '울상'…소매가 그대로

표언구 기자

입력 : 2016.02.20 07:43|수정 : 2016.02.20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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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산지 달걀 값이 공급과잉 탓에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졌지만 소매 가격은 그대로입니다. 생산 농가는 죽을 지경이지만 유통 마진이 높다보니 소비자들은 예전 가격 그대로 달걀을 사 먹을 수 밖에 없습니다.

표언구 기자입니다.

<기자>

한 산란닭 농가의 달걀 저장 창고입니다.

달걀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지난해 초 개당 130원 하던 출하가격이 올해는 70원에 불과합니다.

하루 800만 개의 달걀이 과잉 생산된 데 따른 현상입니다.

지난 2014년 AI 파동 이후 줄어든 산란닭 수를 늘리는 과정에서 개체 수가 역대 최고인 7천200만 수까지 증가한 게 원인입니다.

[윤재우/산란닭 농장 대표 : 지금 특란(계란) 가격이 1개에 70원이라면 30원씩 밑지고 파는 겁니다.]

매달 빚만 2천만 원, 이 농가는 폐업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간 도매상은 이 달걀을 소매상에게 두 배 값이 넘는 개당 150원에 넘깁니다.

[계란 중간상인 : (이건 한 판에 얼마예요?) 이건 우리가 여기서 4,500원에 팔고 있어요.]

그렇다면 소매가격은 어떨까.

대형마트에선 비슷한 달걀이 개당 300원 넘는 가격에 팔립니다.

중간상인이 100%, 소매점에서 또 100%의 유통마진을 붙이면서 산지가격 폭락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예전 가격 그대로 달걀을 사고 있는 겁니다.

[이수선/계란 구매 고객 : 작년보다 가격이 내렸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아요. 체감하는 것은 그래요. 주부들은 다 그럴 거예요.]

유통상들이 지나친 이익을 챙기면서 생산농가는 폐업 위기의 고통을, 소비자는 비싼 값을 치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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