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감이 별다른 하자가 없는 데도 결혼을 반대하는 부모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현지 아랍어 일간 알마디나가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석 달간 사우디에서 결혼 반대(아랍어로 아드흘)와 관련해 법원에 부모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이 128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사우디 법무부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아드흘 소송 건수는 밝히지 않았으나 이 신문에 "아드흘 소송이 증가하고 있다"며 "여전히 보수적인 사회 풍토 탓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여성이 더 많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이슬람 성지로 보수적인 분위기가 강한 메카 주(州)와 리야드 주가 각각 45건과 28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에 대해 이브라힘 알아바디 변호사는 "아드흘 소송의 증가는 사우디 여성이 자신의 권리에 눈을 뜨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아드흘은 부모나 남성 보호자가 문제가 없는 신랑감과 결혼을 임의로 막는 악습 중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우디의 소송법에 따르면 민사 법원은 남성 보호자가 없는 여성의 결혼 허가나 딸의 결혼을 반대하는 부모의 사유가 이슬람 율법에 맞는 지 조사하고 판단하는 권한이 있습니다.
이슬람 율법에선 남성이 아버지의 아내, 딸, 손녀, 친누나, 고모, 조카 등 자신이 보호자가 될 수 있는 가족이나 유모, 장모, 두 자매, 우상을 숭배하는 여성과 결혼은 '하람'(금지된 것)입니다.
무슬림 남성은 비무슬림(유대교·기독교 포함) 여성과 결혼할 수 있으나 무슬림 여성은 무슬림이 아닌 남성과 결혼은 금지됩니다.
예언자 모하마드의 언행록(하디스)엔 원칙적으로 이슬람에서 결혼에 대한 결정권은 여성이 가지며 아무런 이유없이 부모가 종교적으로 신실한 남성과 딸의 결혼을 미루거나 반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구절도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