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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2백만 원 먹고 30만 원 계산?…'갑'의 무전취식

입력 : 2016.02.1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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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에 있는 삼청각이라는 곳입니다. 지난 7, 80년대는 정치인들이 많이 찾는 요정으로 유명했던 곳이죠. 그런데 지금은 서울시가 소유하고 세종문화회관이 운영을 맡은 고급 한정식집으로 변신했습니다. 좋은 전망만큼이나 가격도 비싸서, 일 인당 무려 21만 원짜리 코스 요리도 있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엄두도 내기 힘든 비싼 식당인 셈인데, 이런 곳에 자주 가서 사실상 공짜로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과연 누군지, 조기호 기자의 기동취재 보시겠습니다.

<기사내용>

설 연휴였던 지난 9일 저녁, 북악산 중턱에 있는 삼청각의 구석진 방으로 일가족이 모여듭니다.

[안녕하십니까.]

곧이어 음식들이 들어가는데, 한우 육회와 전복, 숙성 회에다 바닷가재까지, 초호화 메뉴입니다.

[삼청각 직원 : 랍스터(바닷가재)가 포함된 메뉴는 1인당 20만9천 원짜리입니다.]

2시간 정도 지난 뒤 방에 있던 한 남성이 계산대로 다가가 음식값을 건넵니다.

[삼청각 직원 : (얼마야?) 33만 원 주신다고 하셨으니까…. 5만 원짜리 6장이랑 만 원짜리 3장 (받았습니다.) (됐어?) 네.]

방에 있던 사람은 모두 11명.

들어간 음식은 1인당 20만 9천 원짜리로, 무려 230만 원어치 식사를 하고 돈은 달랑 33만 원만 낸 겁니다.

사실상 무전취식인데도 남성은 오히려 당당합니다.

[최고급 메뉴 주문 남성 : 난 책 잡힐 일 하고 싶지 않아.]

직원들은 서로 눈치만 볼 뿐 아무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삼청각 직원 : (잘 계산하신 거 맞아요? 저 방에서 열 몇 분 정도 드신 거 같은데 33만 원밖에 안 나와서…) 아…]

식사 뒤에 일행은 삼청각 내 찻집으로 옮겨 차를 마셨는데, 이 돈은 아예 계산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수소문 끝에 만난 삼청각 전직 직원을 통해 이 남성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삼청각을 관리하는 서울시 산하 세종문화회관의 임원이었습니다.

[삼청각 전직 직원 : 정00 단장이요. 세종문화회관 직원입니다. 찻집에 서는 늘상 아예 (계산) 안 하고요. 한식당은 비싸다 보니까 (돈을) 조금 내거나 아예 안 내는 경우도 많이 있어요.]

SBS가 입수한 자료를 보면 정 단장은 지난해 8월 삼청각에서 서울시 공무원 3명과 저녁을 먹었을 때는 한 푼도 내지 않았습니다.

[당시 제일 비싼 음식들이 다 나갔습니다. 술만 20병 넘게 들어갔고요. 총 비용은 150만 원 들어갔어요. 그런데 그런 걸 (계산 내역에) 찍지 않고 직원들한테 '찍지마, 그냥 줘' 이렇게 말씀하셨죠.]

그런데도 삼청각 직원들이 정 단장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삼청각 직원들은 계약직 신분이고요. 그분의 말씀을 안 들었을 때는 신분상 조치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정 단장은 직원들이 알아서 비싼 메뉴를 내온 것일 뿐, 자신은 제값 내고 식사한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저는 3만 원짜리를 먹었는데 삼청각 직원들이 단장 왔다고 뭔가 잘 해줬는지는 모르지만 저는 3만 원짜리 먹는다고 먹었는데…(삼청각 관리하시는 분이 그 메뉴가 얼마짜리인지 모르신다는 게…) 메뉴가 어떤 게 있는지 솔직히 저도 잘 모릅니다. 전문가도 아니고.]

정 단장뿐 아니라 삼청각에서 무전취식을 한 세종문화회관 임원들은 또 있었습니다.

[세종문화회관 감사과 직원 : 총괄 책임자에 있다가 (징계를 받고) 그냥 팀원으로 내려오게 됐죠.]

세종문화회관 임원들이 돌아가며 '무전취식'을 하는 사이 삼청각의 한식당 수익은 최근 3년 동안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SBS 비디오머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