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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돈 더 받으려 자발적 야근?…경총 회장 발언 논란

김범주 기자

입력 : 2016.02.16 10:30|수정 : 2016.02.1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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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재계 대표라고 할 수 있죠. 한국 정총, 그러니까 한국 경영자 총협회의 회장이 어제(15일) 한 말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뭐라 그랬냐면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돈을 더 벌려고 일부러 연장 근무도 하고 휴가도 계속 안 가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결국, 자녀들의 일자리를 뺏는 거라고 했다고 그러죠.

<기자>

박병원 회장입니다. 원래 고위공무원 출신인데, 경총이 원래 노조하고 싸우는 입장이거든요. 기업들이 "우리는 좀 부담스러우니까, 우리 대신 이야기 좀 해주세요."라고 경총 회장으로 모신 겁니다. 그래서 어제는 맡은 바 임무를 다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결국, 총대를 멨다는 얘기인데, 정확히 뭐라고 얘기를 했나요?

<기자>

우리나라 법규정상에 야근을 하든가 주말 근무를 하면 보통 받는 거에 50% 더 받게 돼 있어요. 그래서 이걸 받기 위해서 근로자들이 연장근무 한다. 회사가 시키는 게 아니다.

그리고 휴가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로 지금 보시는 것처럼 못 간 휴가도 돈으로 돌려받게 돼 있는데 이것도 그래서 안 간다고 그랬어요.

정확한 표현은 "근로자가 회사에서 한 푼 더 뜯어내려는 거다." 그리고 "아들과 조카의 취업기회를 뺏는 거."라고 얘기를 했어요.

그러면 해법이 뭐냐, 돈을 안 주고 덜 주면 된다. 연장근로 수당 반으로 줄이고, 휴가 보상을 아예 없애버리면 안 그럴 거 아니냐, 휴가 3주 다 쓰면 고용 2%가 늘어난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 말이 과연 맞는 말이냐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데, 논란이 아마 벌어질 줄 알았을 거예요. 그런데 기업 입장에서 시원하게 던진 거죠.

<앵커>

근로자 입장에서 억울합니다. 근로자 입장을 대변해보자면, 그렇다면 회사에서 "나 야근비 안 받을 테니까 6시에 칼퇴근 하겠습니다." 그리고 "휴가도 한 3주 정도 쭉 붙여서 쓰겠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회사가 돌아갈까요?

<기자>

경총 회장한테 기자들이 안 그래도 그렇게 물었어요, 가능하냐 그랬더니 그러니까 노조 만들어서 싸워라. 이렇게 이야길 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야근에 주말 근무하고 휴가 못 가는 걸, 돈 얼마 더 준다고 "야, 좋다."고 일하는 대한민국 회사원이 얼마나 있을까, 작년 정부 조사를 봐도 경총 회장 말하고 정반대인 게 80%가 내 삶의 중심이 가족이 아니고 일에 매여 있다.

그래서 60%는 야근 같은 거 좀 덜 하게 사회적으로 근무환경을 바꿔줬으면 좋겠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근로자들보다 회사가 바뀌는 게 더 빠른 방법이 아니냐, 거꾸로 사람을 더 뽑으면 돈이 많이 드니까, 적게 뽑아서 추가 근로 수당 주면서 계속 돌려서 최대한 뽑아 먹는 그런 회사들이 많아서 문제라는 지적이 있거든요.

<앵커>

경총 회장이 총대를 멨다고 하지만, 이게 전체 기업인들의 생각은 아닐 거라고 믿겠습니다. 그리고 역시 아닌 게 아니라 가장 걱정인 게 젊은이들의 취업인데, 일단 대기업들은 올해 신입사원 채용 작년 정도는 하겠다 그랬다면서요?

<기자>

네, 이제 한 보름 정도 있으면 3월 초부터 원서 받고 시험 보고 신입사원 대기업들 뽑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다행히 대기업들 요새 안 좋다는 말이 있어서 채용이 어떨까 걱정이 많았는데, 하나둘 계획들을 내놓는 것 보니까 작년보다 줄이진 않겠다는 입장을 얘기를 하고 있어요.

그중에 현대차그룹 같은 경우는 신입사원을 조금 늘립니다. 작년에 한 9천5백 명 뽑았었는데 올해는 1만 명을 넘겨서 뽑고요. 앞으로 한 5년 동안 6만 명 뽑겠다. 매년 조금씩 늘여가면 1만 1천, 1만 2천 되겠죠.

나머지 그룹들은 작년 수준을 유지하는 쪽으로, 삼성그룹이 작년에 1만 4천 명, LG가 1만 2천 명, SK가 8천 명. 그러면 4대 그룹 신입사원 지금 다 합해보면 4만 5천 명 정도 됩니다.

그런데 전체 대학졸업자가 매년 50만 명 정도가 나오거든요. 4대 그룹은 10분의 1밖에 안되고 사실 대부분은 그 밖의 특히, 중소, 중견기업에서 받아줘야 되는데, 문제는 중소기업이 올해 채용을 4분의 1 줄일 거라는 조사결과가 나와 있어요.

특히, 내수와 직접 관계가 있는 의류회사나 일반 제조업 같은 경우는 30%까지 줄이겠다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 대기업들은 사실 그나마 정부 눈치 봐서라도 사람 뽑지만, 중소, 중견기업은 지금 그럴 여지가 없다는 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될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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