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해! 720번 버스에 가방을 두고 내렸어! 아들이 준 돈이 거기 들어 있는데…." 설 연휴 시작을 이틀 앞둔 지난 4일 오후 서울 은평경찰서 불광지구대에 한 60대 여성이 파랗게 질린 표정으로 들어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이 여성은 지구대 인근에 사는 박모(69·여)씨였습니다.
이내 바닥에 주저앉은 박씨는 어쩔 줄 모르며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은평경찰서에 따르면 박씨는 설을 앞두고 지방에 사는 큰아들이 "명절 잘 보내시라"며 송금한 100만 원을 은행에서 찾아 가방에 넣고 귀가하던 길이었습니다.
평소 타고 다니던 720번 시내버스에 올라 좌석에 앉은 박씨는 불광지구대 인근 정류장에 내려 집으로 걸어가려다 가방을 두고 내린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딱한 사정을 들은 불광지구대 김우회(43) 경사는 박씨에게 먼저 버스 진행 방향을 물었다.
박씨는 "은평경찰서 방향으로 갔다"고 답했습니다.
함께 근무 중이던 김민지(25·여) 순경이 나섰다.
평소 출퇴근할 때 쓰던 시내버스 검색 애플리케이션으로 720번 버스 위치를 확인한 결과 버스는 은평구 진관동에 있는 차고지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김 경사는 바로 박씨를 순찰차에 태워 버스를 뒤쫓아갔다.
그러는 동안 김 순경은 차고지에 전화를 걸어 "방금 들어온 720번 버스 안에 가방이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다행히 가방은 그대로 좌석에 있었습니다 무전으로 이런 사실을 전달받은 김 경사는 박씨에게 이를 알려주며 안심시켰다.
차고지에 도착해 가방을 손에 쥐고 나서야 박씨는 긴장이 풀린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박씨는 "아들이 명절을 앞두고 보내준 돈인데 찾지 못했다면 명절 내내 마음이 아팠을 것"이라며 김 경사에게 거듭 머리를 숙이며 고마워했습니다.
김 경사는 "제 어머니 생각도 나고, 경찰관으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것일 뿐"이라고 답하며 박씨를 순찰차에 태워 집까지 바래다줬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