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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 모든 조건을 다 갖춘 여성을 두고 소위 엄친딸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듯이 중국어에도 바이푸메이 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직역하면 피부가 하얗고 돈이 많고 예쁜 여자라는 뜻인데요, 중국에서 요즘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이런 전형적인 바이푸메이, 그러니까 부잣집에서 곱게 자라 백옥같은 피부를 자랑하는 젊은이들이 무기력에 빠져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임상범 특파원의 취재파일 보시죠.
상하이의 대표적인 부촌에 사는 올해 나이 27 샤오메이는 매력적인 외모를 지녔을 뿐 아니라 넉넉한 가정에서 태어나 미국 유학까지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귀국한 지 4년이 넘도록 취업을 하지 않았습니다. 딸이 한 달 화장품값도 안 되는 푼돈을 월급으로 받으려고 남의 눈치 보면서 직장 생활하는 것을 안쓰러워한 그녀의 부모가 주식 투자 공부나 하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라고 권유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도 저도 어려워서 관두자 어느새 부모님의 자랑거리였던 그녀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습니다. 그랬더니 궁지에 몰린 그녀는 잔소리 많은 부모로부터 독립하려는 목적으로 조그만 스튜디오를 하나 마련하더니 인터넷 성인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힘든 일은 기피하고 손 쉽게 돈 벌 수 있는 기회만 찾은 겁니다.
이처럼 중국에선 최근 수많은 바이푸메이들이 상사의 눈치 대신 엄마의 눈치를 보며 집안에서 대책 없이 허송세월을 보낸다는데요, 얼마 전엔 한 부모가 서른이 넘은 다 큰딸을 집에서 내쫓아 달라는 소송까지 냈다고 합니다.
딸이 무위도식하며 백수생활을 하는 것도 모자라 채팅으로 만난 남자친구까지 집으로 끌어들여 동거에 들어가자 참지 못하고 폭발한 겁니다.
그러자 법원은 부모에게 정상적인 성인 자녀를 양육할 책임까지는 없다며 부모의 손을 들어줬고, 맞소송까지 냈던 한심한 딸은 끝까지 퇴거 명령을 거부하고 버티다가 결국 집행관들에 이끌려 강제로 쫓겨났다고 합니다.
중국은 특히, 오랜 한 가구 한 자녀 정책에 따라 외동이들에게 과도한 사랑을 퍼부은 게 자식들의 무능력을 조장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립 교육이 사라진 중국 땅이 경제 활력마저 잃어버리면서 자녀들은 사회에 발을 채 딛기도 전에 자발적으로 부모의 그늘 밑으로 들어오는 캥거루족으로 전락하고 있고, 부모들은 나날이 더 큰 짐을 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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