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생활·문화

"도박 중독자였지만, 이젠 도박치료 상담가 꿈꿔요"

입력 : 2016.01.27 15:06


충남 한 자치단체 공무원이었던 A(46)씨는 2012년 20년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

명예퇴직금으로 도박빚을 갚기 위해서였다.

단란했던 가정은 이미 깨진 상태였다.

4년 만에 상황은 바뀌었다.

도박에 빠져 있던 그는 이제 도박중독자를 치료하기 위한 '상담가'를 꿈꾸고 있다.

A씨는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대전센터에서 '회복자 인턴'으로 10개월째 일하고 있다.

그는 전국적으로도 '회복자 인턴 1호'다.

대전센터는 지난해 3월부터 도박을 중단한 지 만 3년이 넘은 사람 가운데 인턴을 뽑아 도박중독 예방홍보 및 치료 활동에 투입하고 있다.

그는 자신을 '아직도 도박 중독에서 회복 중인 사람'이라고 겸손하게 소개했다.

A씨 역시 다른 중독자들처럼 재미삼아 스포츠토토를 시작했다.

2003년 시작해 거의 10년 동안 스포츠토토에 매달렸고, 자신의 문제를 깨달았을 때는 이미 혼자서는 도박을 끊을 수 없는 심한 중독 상태에까지 이르렀다.

그 사이 가정은 파탄났고, 한 달에 갚아야 할 사채 이자만 1천200만원에 달했다.

그는 "도박에 빠졌을 당시는 일, 가족, 취미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도박 외에는 재미있는 게 전혀 없었다"고 회상했다.

공무원을 그만두고 건설 현장 노동자로 2년 6개월 동안 일하던 중 도박중독자들의 치료 모임인 '단도박모임'에 들어가게 된 것을 계기로 어렵사리 도박 중단을 실천하게 됐다.

그 뒤 대전센터와 인연이 닿아 인턴으로 10개월째 일하며 내담자들을 만나고 있다.

A씨는 센터를 찾아오는 중독자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터놓고 얘기하며 그들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같은 어려움에 처했다가 회복하고 있는 A씨의 얘기에 센터를 찾아온 중독자들은 더 귀담아듣는다.

그는 "평생직장인 공무원 그만둘 정도로 위험한 것이 도박이라고 설명하며 자신을 소개하면 호응이 좋다"며 "내 얘기를 들은 사람 중에 한 명이라도 도박을 그만둘 수 있다면 보람될 것 같다"고 전했다.

하루 버티기에도 힘겨웠던 4년 전과 달리 그는 이제 미래 설계도 하고 있다.

흩어졌던 가족들과도 최근 다시 합쳤다.

이혼을 했던 중에도 종종 연락하며 응원해줬던 아내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A씨는 최근 한 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에 등록, 전문 상담가로 가는 길에 한 발짝 다가섰다.

도박중독자에게 필요한 재무 상담을 전문적으로 하기 위해 민간 신용상담사 자격증도 최근 취득했다.

A씨는 "도박중독자들에게 더 전문적인 도움을 주고 싶어서 국가 공인 자격증인 신용분석사, 자산관리사도 취득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도박에 중독되면 돈, 가정, 직업을 잃게 되고 범죄의 길로 빠지거나 혹은 자살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저는 도박에 빠져 직업과 가정을 잃었었지만, 다른 분들은 그전에 도박에서 빠져나오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도박중독은 병'이라고 힘줘 말하며 "병에 걸려 어쩔 수 없이 도박을 끊지 못했던 것인 만큼, 이제부터라도 치료하면 된다"고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