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한 자녀 정책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노동인구 부족과 급격한 고령화 등 한 자녀 정책의 폐해가 심각해지자 올해부터 한 자녀 정책을 포기하고 모든 부부가 두 자녀까지 낳을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그런데 한 자녀 정책이 시행되는 동안 애지중지하던 하나뿐인 자녀가 사망한 부모들이 노후를 봉양받을 수 없다며 국가를 상대로 집단소송에 나셨습니다.
아사히신문은 하나뿐인 자식을 잃은 "실독가정"(失獨家庭) 부모 180명이 작년 5월 "둘째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하는 바람에 노후에 자식에게서 봉양을 받을 수 있는 이익을 잃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습니다.
한자녀 정책에 대해 국가의 책임을 묻는 집단소송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소송 관계자들은 한 자녀 정책을 준수하느라 둘째를 낳지 못해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자식의 봉양을 받을 수 없게 됐다며 "공공의 이익을 위해 희생한 것"이니 1인당 최고 약 60만 위안(약 1억 1천만 원)을 보상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원고들은 인터넷 등을 통해 연계, 3천 명 이상이 정부에 보상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작년 5월 베이징 제1 중급인민법원에 제소했습니다.
중급법원은 소송을 접수하지 않았고 고등법원에 해당하는 고급인민법원도 "국가의 정책조정 범위내에 속하는 것으로 법원이 소송을 접수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원고들은 현재 대법원에 해당하는 최고인민법원에 불복신청을 내는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원고 중 한 사람은 "둘째를 중절수술했다. 내 자식에게서 노후 봉양을 받을 수 없게 된 것은 정부의 한 자녀 정책 때문"이라고 호소했습니다.
랴오닝성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은 둘째를 중절 수술로 지웠는데 지난 98년 아들이 수영장에서 익사한 뒤 눈물로 세월을 보냈다고 호소했습니다.
당시 남편과 아내는 서로 다른 국영기업에 근무 중이었지만 남편과 아내가 다니는 회사 어느 쪽도 둘째 출산을 인정하지 않아 낳으면 해고될 상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부부는 2012년 하나뿐인 자식을 잃은 부모 모임에 가입하고 다른 부모들과 교류하면서 " 정부의 한 자녀 정책의 희생자" 라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부모의 노후는 자식이 봉양하는 것"이라는 전통적 가치관이 뿌리깊은 중국에서 자식이 없으면 행복해야 할 노후가 암담해집니다.
중국 정부는 독생 자녀를 잃은 가정에 보조금을 주고 있지만 월 10만 원 정도가 고작입니다.
최근에는 이에 불만을 품은 부모들이 연대해 각지에서 정부에 보상을 요구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2014년 "부모 중 한 사람이 외동이면 2명까지 낳을 수 있게" 정책을 완화했지만 2015년 신생아 수는 1천655만 명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32만명 줄었습니다.
30년 넘게 한 자녀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풍조가 도시를 중심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면서 중국의 정책변경은 너무 늦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아사히는 지적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사진=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