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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강북 vs 젊은 강남…생활모습도 '딴판'

정성엽 기자

입력 : 2016.01.23 20:42|수정 : 2016.01.23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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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시민의 평균 나이가 마흔 살을 넘었습니다. 대도시의 노령화는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문제는 서울 안에서도 강남과 강북의 연령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점입니다. 서초, 강남, 송파구가 가장 젊고, 중구, 종로구, 강북구가 가장 나이 든 지역으로 조사됐는데요, 이런 지역 간 연령 양극화는 생활 모습도 바꾸고 있습니다.

뉴스인 뉴스, 정성엽 기자입니다.

<기자>

상가가 밀집한 서울 중구 을지로동은 주민 평균 연령이 51살이 넘습니다.

도심 한복판이지만, 해가 지면 불빛도, 인적도 사라집니다.

[이상준/중구 공무원 : 사람들이 없다 보니까 도심 공동화 현상이 심화된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40년이 다 된 회현동의 이 아파트, 주민들도 좀처럼 바뀌지 않습니다.

[주민 : (여기 몇 년도부터 사셨어요?) 저는 30년이 넘어요. 들어오는 사람은 없고, 나가는 사람은 많으니까.]

반면 아파트 단지가 빽빽한 송파구 잠실 2동의 주민 평균 나이는 35살에 불과합니다.

학교와 학원가가 밀집한 대치, 역삼, 반포동 역시 젊은 동네입니다.

[김찬경/부동산 중개사 : 좋은 아파트 대단지로 바뀌다 보니까 그때부터는 더 선호도가 높아지고 그러니까 그게 자꾸 시너지효과를 내서 점점 더 커지는 (상황입니다.)]

이런 연령 양극화는 강남, 북 간 생활 환경도 바꿔놨습니다.

병원은 강북엔 내과와 정형외과가, 강남엔 성형외과와 피부과가 많아졌습니다.

[이형석/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 원장 : 똑같이 치과가 잘 된다고 하더라도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것은 장년동에서 많이 소비가 되고, 적용 안 되는 것은 청년동에서 많이 찾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강북엔 냉면이, 강남엔 쌀국수가 잘되고, 강북엔 약국과 한의원이, 강남엔 커피 전문점이 몰려 있습니다.

젊은 주민의 유입이 적어서 평균 연령이 높은 동네는 쇠퇴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중구, 강북구 등은 쇠퇴한 동네가 구내 전체의 절반에 이르는 반면, 강남구엔 쇠퇴한 동네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정 석/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 : 이렇게 연령층이 편중되고 격차가 심해지는 것은 도시 건강에, 서울의 지속가능성에도 큰 문제를 예견하는 징조일 수 있습니다. ]

강남, 북 간 양극화 해소를 위해 서울시는 진행이 더딘 대규모 재개발보다는 마을재생 방식으로 정책을 바꿨지만, 실효를 거두기까지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VJ : 김종갑, 이준영, 영상편집 : 김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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