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대예배가 열린 22일(현지시간) 오전 테헤란 모살러(대예배당)에 외국 기자 신분으로 들어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매주 금요일 열리는 테헤란의 대예배는 단순한 종교의식에 그치지 않고 이란 최고지도자의 뜻을 설파하는 정치집회나 다름없다.
따라서 이 금요대예배에서 나오는 메시지를 살펴보면 최고지도자의 의중과 정책 방향을 큰 틀에서 짐작할 수 있다.
이날 대예배는 특히 서방의 제재가 해제된 뒤 처음 열리는 터라 관심이 집중됐다.
연합뉴스는 한국 언론으로는 유일하게 이날 금요대예배를 직접 참관해 취재했다.
오전 11시30분에 시작하는 예배에 들어가려고 30분 전 현장에 도착했다.
취재 비자와 이란 문화종교부가 발행한 촬영허가증을 제시하고 입장권을 받았으나 보안 담당자는 "12시에 들어가라"며 입장을 막았다.
"예배는 11시30분에 시작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더니 이 담당자는 "12시가 돼야 모살러에 사람이 모두 찬다. 외국 기자들이 자리가 빈 모살러의 모습을 보면 부정적인 보도를 할 수 있어서 안 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기자는 "지난해 7월에도 금요대예배를 취재한 적 있어 그런 오해나 선입견은 없다"고 반박했으나 "일부 외국기자는 자리가 빈 모살러의 사진과 영상을 일부러 내보낸다"며 완고하게 제지했다.
1시간 정도 더 기다린 뒤 세 번의 몸수색과 금속탐지기, 스캐너를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모살러 앞부분에 마련된 취재석에 들어갈 수 있었다.
금요대예배 참석자는 60대 이상의 노년층이 대부분이었다.
이날 설교의 주제는 예상한 대로 제재 해제였다.
주설교자로 나선 아야톨라 세예드 아흐마드 하타미는 "제재가 모두 풀린 것은 아니다"면서도 "이란 국민의 인내심과 협상팀의 투지가 없었다면 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제재 해제는 이란의 승리"라면서 핵협상을 타결한 정부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통상 금요대예배는 보수파가 모이는 탓에 이들을 결집하는 강경한 메시지를 전달하곤 하는데 이날은 뜻밖에 중도·개혁파 정부를 옹호하고 강경파를 설득하는 제재 해제를 자축하는 내용의 설교였다.
핵협상 타결 직전이었던 지난해 7월 취재한 대예배에선 "핵협상에서 미국에 양보하면 안 된다"는 강경한 내용이 설교의 주제였다.
대예배 언론 담당자는 "아야톨라 하타미는 고위 성직자 중에서도 매우 존경받는 인물"이라며 "그의 설교는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미국에 대한 경계심과 반미 구호는 여전했다.
아야톨라 하타미가 "미국은 우리를 여러 번 속였다. 미국이 핵합의를 어기면 우리도 다른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게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생각"이라고 웅변하자 군중은 "미국에게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 사우디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연호하면서 화답했다.
신도가 잘 볼 수 있도록 2층 높이의 강단에 있는 설교대 앞엔 '이맘 호메이니 : 미국을 무찔러야 한다'는 문장이 영어와 이란어로 쓰여 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