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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는 폐쇄적이기로 유명한 나라죠. 관광 목적으로는 성지 순례객 말고는 비자를 잘 발급해주지 않는데요, 지난달 지방선거 때는 건국 이래 처음으로 여성이 참여하는 달라진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싶었는지, 외신 기자들에게 아주 신속하게 비자를 내줬습니다.
그래서 정규진 특파원이 다녀왔는데요, 이슬람의 발상지이자, 여성 인권 후진국으로 알려진 사우디 현지의 분위기를 취재파일에 담았습니다.
이슬람의 율법을 둘째가라면 서럽게 엄격히 지키고 여성의 사회활동뿐 아니라 옷차림까지 규제하는 사우디에선 국적을 불문하고 모든 여성이 야외나 공공장소에서 한결같이 '아바야'라고 하는 검은 옷을 착용해야 합니다. 가족이 아닌 타인에게 얼굴을 드러내는 것을 금기시하는 탓에 최대한 스스로를 감추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조금씩 차이는 있어서요, 사우디 여성들은 얼굴 가리개 '니캅'까지 뒤집어써 눈만 겨우 내놓는 반면, 주로 사우디에 돈을 벌러 온 이집트나 요르단, 팔레스타인 여성들은 히잡을 둘러 목과 머리카락까지만 가립니다. 이 세 나라는 경제 사정은 사우디보다 어렵지만, 여성의 자유가 훨씬 많이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비이슬람권에서 왔다면 그냥 망토처럼 아바야만 걸치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일종의 특권을 누릴 수 있고 말이죠. 의상 외에도 사우디 출신을 구별해낼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요, 남성과 눈이 마주쳤을 때 신기한 듯 쳐다보면 다른 아랍권 여성들이고 곧바로 시선을 돌리면 사우디 국적일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사우디에서는 낯선 남자와 대화를 나누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함께 자리를 하는 것도 금지되는 관습 때문입니다.
심지어 거리에서 남녀가 나란히 앉아 있는데 왠지 부부가 아닌 것 같으면 여지없이 경찰이 나타나 신분증을 요구한다는데요, 부부가 아닌 경우 어떻게 되느냐. 자국인이면 철창행, 외국인은 추방되기 일쑤라고 합니다.
이슬람이라는 종교가 원래 이런 게 아니라, 그저 이슬람이 태동할 시기 아랍권에서는 유목 부족 간에 내일을 알 수 없는 치열한 전투가 이어졌고 그 혼란기에서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런 가르침들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이걸 일부 남성 우월주의적인 성직자들이 재해석하고 확대하면서 현재와 같은 상황이 연출된 거죠. 세상의 반이 여성이듯 사우디의 반도 여성인데, 어쩌면 사우디는 지금 잠재력을 절반밖에 쓰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 [월드리포트] 사우디에서 여성은 어떻게 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