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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는 올 들어서만 25% 넘게 떨어지며 13년 만의 최저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공급과잉 현상 속에 세계 2위 석유소비국 중국의 뚜렷한 경기둔화세가 겹쳤기 때문입니다.
산유국과 신흥국들은 본격적인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국가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러시아는 주가 폭락과 통화가치 하락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바실리 베드니프/모스크바 시민 : 정말 어려운 상황에 빠져있어요.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세계 경기 침체의 불안감에 금융시장도 혼돈에 빠졌습니다.
뉴욕증시는 장중 유가 하락 소식에 다우지수가 500포인트 넘게 떨어질 정도로 투자심리가 위축됐습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올 들어서만 12% 이상 하락했습니다.
투자자들은 세계 경기 위축의 직접 영향을 받는 다국적 제조업체들의 주식을 팔아치우기 시작했습니다.
지난주엔 반도체 업체 '인텔'의 주가가 하루 9% 넘게 곤두박질쳤습니다.
뉴욕증시 강세를 이끈 넷플릭스의 주가도 최고가에서 20%나 떨어진 상태입니다.
미국 경제가 나 홀로 순항하며 세계 경제를 견인할 것이라던 낙관론이 흔들리기 시작한 겁니다.
[스티브 리스먼/美 CNBC 전문기자 :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을 말하는 전문가가 29%로 늘어나 5년 만에 가장 많습니다. 제조업은 위축되고 기업 수익은 정체되고 수출은 줄고 있습니다.]
월가에선 2008년에 이은 또 다른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미국 대형투자은행인 시티그룹이 중국에 쏟아부은 대출규모가 205억 달러, 25조 원에 달한다는 사실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이 지난 금융위기 때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208년 당시 위기를 촉발한 주택담보대출과 관련된 미국의 가계부채는 당시 가구 소득의 130%에 달했지만, 최근엔 100%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는 겁니다.
또 미국의 소비자들이 가파른 유가 하락으로 늘어난 소비 여력을 지출하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되살아나던 미국 경제의 재침체는 세계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원유 감산을 위한 산유국들의 협상과 중국 정부가 내놓을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세계 경제의 위기를 막을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