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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성장 무너진 중국, 중동서 경제활로 찾는다

입력 : 2016.01.20 14:25

시진핑, 중동 3개국 순방…일대일로·이란 제재해제 중심 경제외교 사우디-이란 긴장에 불똥튈까 경계…중동 안정에도 주력


'7%대 경제성장' 벽이 무너지면서 경기침체 위기에 처한 중국이 중동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와 이란 경제제재 해제를 양 축으로 경제 활로 찾기에 나섰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9%에 그쳤다는 공식 발표가 나온 19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이란 등 3개국 순방에 돌입했다.

시 주석은 이날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만나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사이의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14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경제협력을 강화했다고 아랍권 위성매체 알아라비야와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를 통해 사우디는 중국과 일대일로 계획을 공동 추진하기로 합의해 중국의 경기부양과 대외전략에 힘을 실어줬다.

MOU에는 중국이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에 이르기까지 도로, 철로, 항구, 공항 등의 인프라를 건설하는 계획과 고에너지형 원자로를 짓는 계획 등이 포함돼 있다.

체결 직후 시 주석은 "이번 합의가 상호 전략적 신뢰를 깊게 하고 (양국이) 공동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협력을 통해 더 큰 성취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 주석은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과 걸프국가들 사이에 포괄적인 협력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유익한 방문이 되기를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양국은 또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를 '윈윈' 금융 플랫폼으로 삼기로 약속해 경제적 유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이어 두 정상은 사우디와 중국 국영 석유회사가 공동 투자한 걸프만 정유공장 개소식에 참석해 경제외교에 방점을 찍었다.

시 주석은 사우디 도착 전날 현지 신문 알리야드에 기고문을 실어 사우디를 "형제 국가"라고 칭하면서 "중국과 사우디의 상호관계가 증진되기를 고대한다"며 사우디 시장에 적극 구애했다.

사우디뿐만 아니라 이집트와 이란으로 이어지는 나머지 순방길에서도 시 주석은 현지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이처럼 경기침체의 위기 돌파구로 중동을 삼은 이유 중 하나는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다는 사실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중국이 수입한 원유 중 4분의 1이 사우디와 이란에서 수출한 것이다.

특히 최근 극한 대립 중인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이 커지면 중국의 원유 수입선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은 해당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은 물론 지역정세 안정에도 각별히 신경쓰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 주석이 이날 사우디 국왕과 만나 "예멘에서 어떠한 사회적 혼란을 유발하는 결정도 피해야 한다"는 내용을 공동 성명에 담는 등 중동 정세 안정을 위한 공동 노력을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국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고려하면 원유 공급에 방해가 될 만한 어떤 사건도 중국 경제에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WSJ는 전했다.

고든 콴 노무라 아시아태평양 석유·가스연구소장은 이 신문에 "중국은 중동에서의 갈등, 특히 사우디와 이란 사이의 긴장이 계속 확대되지 않도록 진정시키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와 이란 입장에서도 중국은 두 나라의 최대 원유 수출국이어서 시 주석을 극진히 모시느라 애쓰고 있다.

사우디의 실세로 꼽히는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제2왕위계승자 겸 국방장관이 공항에서 시 주석 등 중국 대표단을 영접했다.

살만 국왕도 시 주석 환영오찬을 주재하고 시 주석에게 사우디 최고권위의 '압둘아지즈 훈장'을 수여했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올해 중국의 석유수입은 경기 둔화로 전년보다 3%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돼 중동 산유국이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지난해 석유수입 증가율은 5%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