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아들의 시신을 훼손한 아버지는 다른 엽기적인 사건의 흉악범과는 사뭇 다른 성향을 보였습니다.
경찰의 1차 범죄심리분석(프로파일링) 조사에서 반사회적인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이진 않았고 정신병력과 강력범죄 전과도 없습니다.
2004년 인터넷상에서 사제폭탄, 청산가리 등을 판다고 광고하고 이를 보고 연락해온 이들에게 총 430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기 전과 밖에 없습니다.
그런 B씨가 도대체 어떻게 아들을 상대로 이런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을까.
B씨는 아들의 사망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면 상습폭행 혐의가 드러나 처벌받을까 두려워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시신 훼손 이유에 대해서는 "아들이 갑자기 죽었는데 병원에 데려가기 애매한 상황이었다. 처벌이 두려워서, 마냥 방치할 수는 없어서 훼손했다"고 말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오원춘 사건'을 모방, B씨가 시신 훼손 수법을 학습한 것 아니냐는 추론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2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오원춘 사건은 2012년 4월 1일 발생해 대대적으로 보도됐고 , A군의 결석이 시작된 날은 같은 해 4월 30일입니다.
그러나 A군이 2012년 7월에도 병원에서 진료받은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오원춘 사건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폭력적 게임에 중독된 나머지, 현실과 가상세계의 경계를 망각한 채 아들의 시신을 훼손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B씨가 2012년 초까지 PC방 매니저로 일하며 틈틈이 게임을 했다는 수사 결과도 이 주장에 힘을 실었습니다.
실제로 게임 중독자들이 자녀를 무참하게 살해한 사례는 종종 있었습니다.
2014년 3월 경북 구미에서 정모(22)씨는 PC방에 가야 하는데 잠을 안 잔다는 이유로 28개월 된 아들의 명치를 때리고 코와 입을 막아 살해한 뒤 시신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인근 빌라 화단에 버렸습니다.
2010년에는 충남 천안에서 게임에 중독된 여성(27)이 게임을 하는데 2살 난 아들이 방바닥에 오줌을 쌌다는 이유로 주먹과 발로 수차례 폭행하고 목을 졸라 숨지게 했습니다.
경찰은 그러나 B씨가 게임 중독자라고 할 정도로 게임에 빠진 것으로 보이진 않다며 그의 엽기적인 행각과 게임과의 상관관계는 적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그러나 B씨가 범죄심리학 관점에서 규정한 사이코패스는 아닐 수 있지만 반사회적 성향이 강하고 평소 아들에 대한 체벌이 폭행 수준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말합니다.
경찰 관계자는 "아내가 일을 나가면 아들과 딸을 본인이 키웠는데 그때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다"며 "주의력결핍장애와 유사한 증상을 겪는 아들에게 폭행이 반복되면서 폭행 강도도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불완전한 고용, 장기간 고립된 삶의 형태, 불완전한 동거 등 '은둔형 외톨이'의 특성을 지닌 B씨가 충동조절이나 분노조절 능력을 서서히 잃어 아들의 시신을 훼손하는 극단적인 지경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합니다.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B씨는 정상적인 자녀관 없이 체벌만이 적절한 훈육이라는 인식이 어느 순간 고착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이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이 떨어져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