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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본향' 안동이 '소나무 공동묘지'로 변해간다

입력 : 2016.01.19 11:35


이송천, 만송정, 솔밤, 솔티, 송현, 송천, 솔뫼….

성주풀이와 같은 전통민요에서 '소나무 본향'이라고 불리는 경북 안동에는 이처럼 소나무(솔·松)와 관련한 지명이 유난히 많다.

그러나 지역 이름으로 쓸 만큼 우거진 소나무 숲은 '소나무 에이즈'라고 하는 재선충병 때문에 '소나무 공동묘지'로 변해가고 있다.

안동에 소나무 재선충병이 발생한 것은 2005년 6월.

임하면 신덕리 일대 산림에서 첫 감염이 드러난 뒤 재선충병은 인위적으로 목재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계속된 방제에도 재선충병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 10년여만인 지난해 말 피해 면적은 안동시 전체 면적의 31%인 4만5천500여㏊에 이른다.

이 때문에 안동시내를 벗어나기만 하면 어느 쪽으로 가던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를 베어내고 녹색 포대기로 덮어 훈증처리한 흔적을 쉽게 볼 수 있다.

19일 찾은 안동시 제비원로(이천동).

이 도로는 5번국도(경북대로)와 이어져 충북 단양 등 북쪽지방으로 연결된다.

제비원로와 5번국도 안동구간 양 옆으로 이어진 산 중턱 수백m에는 이른바 '소나무 무덤'(훈증 고사목을 녹색 비닐포장으로 덮은 것)이 흩어져 있다.

다른 계절에는 잘 보이지 않던 재선충병 소나무 훈증더미는 녹색 포장을 덮어 놓아 겨울철에 더욱 눈에 들어온다.

감염이 심한 몇몇 산 중턱에는 훈증처리한 소나무 더미가 10여곳에 흩어져 있어 공동묘지를 연상할 정도이다.

도로 곳곳에는 재선충병 확산을 막기 위해 소나무 이동을 제한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재선충병 예방을 위해 나무주사 사업을 벌인 곳이어서 입산을 금지한다거나 솔잎을 따지 말 것을 알리는 현수막도 곳곳에 있다.

이런 내용의 현수막이나 안내표지는 안동과 다른 도시로 잇는 모든 도로에서 볼 수 있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하면 안동은 포항, 경주 등 경북도내 다른 지역보다는 재선충병 피해가 덜한 편이다.

재선충병이 발생한 경북 14개 시·군 가운데 피해가 가장 심한 곳은 포항(14만 그루)과 경주(9만 그루)다.

안동에 감염 소나무는 5만 그루 안팎 수준이다.

안동 재선충병 감염 정도가 포항·경주보다 덜 심각하지만 방제작업은 훨씬 더 짜임새 있게 이뤄지고 있다.

안동에는 천년고찰인 봉정사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 주변, 임하면 내앞마을 주변, 풍천면 광덕리 주변을 비롯해 '소나무 본향'이라는 이름값을 하는 소나무 숲이 곳곳에 있다.

또 재선충병이 북쪽인 영주, 봉화 등 백두대간 산간이나 금강소나무 집단 분포지로 번지면 피해가 눈덩이 불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산림당국과 안동시는 안동이 재선충병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요충지로 보고 있다.

남부지방산림청은 최근 영남지역에 소나무 재선충병이 더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전담 조직인 '산림병해충팀'을 신설했다.

임업직과 산림보호직 공무원 등 전문인력 5명으로 구성한 산림병충해팀은 국·공·사유림을 구분하지 않고 병해충 업무를 담당한다.

남부산림청은 안동과 영주·예천·봉화 등 자치단체 경계지역의 방제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단지(先端地·재선충이 확산하는 방향 맨 앞부분 지역)를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또 안동 북후면 7개 리와 도산·녹전·예안면 선단지를 세분화해 '모두베기'와 '소구역 모두베기', '나무주사' 등 방법을 차등해 방제에 나서기로 했다.

주요 소나무 숲 주변은 예방주사를 놓고 항공·지상방제를 해 재선충 확산을 막을 계획이다.

강성철 남부산림청 산림재해안전과장은 "재선충병 확산을 막는데는 시민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말라죽은 소나무를 산림청이나 지자체 산림부서(☎1588-3249)로 신고하면 100만∼200만원의 포상금도 지급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