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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1년 만에 빚더미에…복권 당첨자의 '비극'

안현모 기자

입력 : 2016.01.14 08:39|수정 : 2016.01.1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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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쉘 존슨/복권 구매자 : 당첨되면요? 첫째, 개인 제트기를 살 거예요. 맥카렌이든 어디든 공항을 거치지 않고 바로 우리집 지붕으로 착륙할 겁니다. 둘째는, 비밀이에요.]

지금 수많은 미국인들이 백만장자도 아닌 조만장자가 될 꿈에 부풀어 있습니다. 단돈 2달러만 투자하면, 운이 좋을 경우 1조 8천억 원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기 때문입니다.

오늘(14일) 추첨하는 파워볼 복권 얘기인데요, 워낙 분위기가 달아올라 현지 언론들도 주로 흥미 위주의 보도를 하고 있지만, 어두운 측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김우식 특파원이 취재파일에 남겼습니다.

사진 속 인물은 지난 2002년, 당시 최고 금액인 3천억 원짜리 파워볼에 당첨된 앤드루 휘태커입니다.

그런데 당첨금을 타서 돌아오는 길에 바로 음주운전으로 걸리더니 몇 달 뒤엔 차량 강도에게 5억이 넘게 든 돈 가방을 도난당했고 가족들이 흥청망청 물쓰듯 당첨금을 탕진했습니다. 더군다나 딸과 손녀딸이 연달아 마약 중독으로 숨졌습니다.

그리고 이 남자는 1988년, 복권으로 1천6백억 원 이상을 받은 윌리엄 포스튼데요, 여자친구가 소송을 제기해 당첨금의 절반을 빼앗기더니 동생이 청부살인 극을 벌여 생명의 위협까지 당했습니다. 결국, 1년 만에 빚더미에 앉게 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1966년 당첨자 제프리 댐피어는 처제와 그녀의 남자친구에 의해 납치 살해됐습니다.

이밖에 1985년과 86년 2년 연속 당첨의 행운을 누린 이블린 애덤스는 돈을 나눠 달라고 요구하는 주변인들로부터 스트레스를 받다가 끝내 도박으로 돈을 다 날려버리고 트레일러 차량에서 산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렇게 천문학적인 재산을 얻고도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는 복권 당첨의 저주는 우리나라에도 사례가 하나둘이 아닌데요, 한편으로는 파워볼 자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큽니다.

복권 수익으로 정부가 교육과 복지 등을 늘려 부와 소득의 불평등을 해소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그 재원의 출처가 복권의 주 구매자인 저소득층과 중산층이어서 오히려 부유층이 떠안아야 할 세금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첨금이 누적되면 누적될수록 일확천금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지 못하고 나의 운을 한번 시험해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요, 어찌 보면 인간의 본성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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