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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해결' 끝난 비키니섬 수소탄실험 日 피해자들 보상 신청

입력 : 2016.01.12 13:09


미국이 1954년 태평양 비키니섬 환초에서 한 수소폭탄 실험의 일본인 피해자와 유족들이 사실상 일본 정부 측을 상대로 피해 보상을 요구하기로 해 추이가 주목된다.

12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이번에 정부를 상대로 보상요구에 나서는 사람들은 미국의 수소폭탄 실험 당시 주변 해역에서 조업을 했다가 나중에 암에 걸린 고치(高知)현 어부와 유족들이다.

미국은 수소폭탄 실험 다음해인 1955년 일본에 200만달러(당시 기준 7억2천만엔)의 위로금을 지불하면서 정치적으로 보상 문제를 마무리했다.

일본은 실험 현장에서 가장 가까이 있던 어선 제5후쿠류마루(福龍丸)호 선원들에게 1인당 200만엔씩 지급했다.

반면 후쿠류마루호 이외의 선박에 탔던 선원들의 피해에 대해서는 자세한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발표를 계기로 피해자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비키니섬 피해 어민들을 지원해 온 '태평양핵재해지원센터' 등 3개 시민단체 등이 피해 어민들을 만나 세를 규합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전국건강보험협회를 상대로 오는 3월 '선원보험에 정한 산업재해' 인정을 집단신청할 방침이다.

협회는 현재 민간 부문으로 편입됐지만 과거 사회보험청 소속이었던 만큼 사실상 국가를 상대로 한 집단신청 성격으로 볼 수 있다.

협회를 상대로 산재인정 신청을 하는 이유로는 일본 정부를 상대로 직접 소송 등을 제기할 근거가 없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히로시마(廣島)·나가사키(長崎) 원폭 피해자의 경우 암 등 질병이 원폭 투하에 따른 것으로 인정되면 '원폭증' 환자로 지정돼 보상을 받지만 비키니 환초에서의 미국 수소폭탄 실험 피해는 원폭증 지원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다.

앞서 태평양핵재해지원센터의 청구로 후생노동성이 2014년 9월 공개한 제5후쿠류마루호 이외 선원 피폭 상황 조사 문서는 "피폭량은 미량이다. 건강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는 국제기준에 미달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방사선량 계측 전문가인 오카야마(岡山)이과대 도요타 신(豊田新) 교수가 같은 해 비키니 환초 수소폭탄 실험 현장에서 동쪽으로 약 1천300㎞ 떨어진 곳에 있던 선원들을 치아를 검사한 결과 최대 414 밀리㏜(시벨트)가 측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히로시마(廣島) 원폭 당시 피폭지 중심에서 1.6㎞ 떨어진 곳에서 노출된 방사선량에 필적하는 수치다.

센터 측은 도요타 교수의 조사 자료도 산업재해 인정 신청서에 첨부할 계획이다.

당시 참치잡이 어선에 탔다가 위암에 걸린 구와노 유카타(桑野浩)씨는 "그동안 정부는 무관심으로 일관해왔다. 구제수단이 있다는 것도 모르면서 체념해왔다"며 "사건이 잊혀지지 않도록 센터 측의 노력에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