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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키스하는 유대인과 아랍인…숨은 '외침'

정규진 기자

입력 : 2016.01.12 12:48|수정 : 2016.01.12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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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또는 남남으로 이뤄진 커플이 쑥스러운 표정으로 서로를 마주봅니다.

이어서 진한 키스를 나눕니다.

이들 커플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인으로 짝 지어졌습니다.

실제 연인 사이도 있지만 친구사이나 처음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유대인과 아랍인은 서로 적이 되기를 거부한다는 글로 끝나는 이 영상은 이스라엘의 한 잡지사가 제작했습니다.

[알렉스 폴론스키/키스영상 제작 잡지사 : (키스 영상은) 이스라엘 극우주의자들의 인종차별적 외침에 대한 최선의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키스 영상을 제작한 배경은 이스라엘 여류작가가 쓴 '국경의 삶'이라는 소설 때문입니다.

소설 '국경의 삶'은 이스라엘 여성과 팔레스타인 남성의 사랑 이야기로 이스라엘에서 가장 권위있는 베른슈타인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이스라엘 고등학교 필독서로 지정됐는데 최근 교육부가 필독서 지정을 돌연 취소했습니다.

유대인의 정체성과 관련해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이유입니다.

논란거리는 교실에서 다루지 말라는 거냐며 각계의 비난이 이어졌습니다.

[도리트 라비니안/'국경의 삶' 저자 : 지금은 극우주의의 시대입니다. 논란이 된 책을 필독서에서 제외하는 건 현 정권이 수십 년간 이스라엘을 통치해온 방식입니다. 놀랄 일도 아니죠.]

필독서 제외 논란에서 보듯이 이스라엘 내에선 유대 극우주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습니다.

결혼식 피로연에서 유대인들이 방화로 숨진 팔레스타인 아기의 사진에 흉기를 꽂기까지 했습니다.

팔레스타인 테러범의 시신을 돌려주지 않고 그 집마저 철거하는 이스라엘 정부의 강경책은 오히려 팔레스타인의 분노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라마단 할라비/철거 주택 팔레스타인 거주민 : 집에 와보니 폐허밖에 남지 않았더군요. 이런 식으로 부숴버리는 경우는 못 봤습니다. 신의 저주가 내릴 겁니다.]

팔레스타인의 저항도 유대 극우주의에 맞서 갈수록 강경화되고 있습니다.

충동적인 흉기 테러를 넘어 무차별 총격까지 감행하는 수준이 됐습니다.

대화의 노력은 사라지면서 중동의 화약고는 언제 터질지 모를 위기감이 팽창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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