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경제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33평 집 한 채가 14억…강남 분양가 전쟁

김범주 기자

입력 : 2016.01.12 11:14|수정 : 2016.01.12 11:14

동영상

<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새해 들어서도 시민들의 가장 걱정 중에 하나는 역시 집 걱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민 얘기는 아닌데요, 강남에 아파트 분양가 최고가가 평당 4천3백만 원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그거 얼마 전까지만 해도 2천만 원이면 비싸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이게 진짜인가요?

<기자>

네,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 부근에 있는 재건축 아파트인데, 평당 4천3백만 원을 부르고 있습니다.

안방 같은 큰방이 보통 3평, 3평 반 이러니까 안방 사는데 한 1억 2, 4천 드는 거고요, 33평 집 한 채 전체 분양가는 14억 원입니다. 서울 시내 다른 데 가면 세 채도 살 돈인데, 그런데 이 동네가 최근에 재건축이 많이 되면서 강남 쪽 분양 전쟁을 부추기고 있는 데에요.

그래서 석 달 전에는 한 단지가 평당 4천40 부르니까, 바로 옆에 있던 단지가 한 달 뒤에 "그럼 나는 4천2백." 그러더니 이번에 4천3백까지 나온 겁니다. 이게 다 계약이 됐냐, 물론 그렇진 않죠.

20% 정도는 아직 계약이 안 되고 있는데, 재건축이라는 게 최대한 비싸게 분양을 해서 새로 사람을 들여서 그 돈을 집주인들이 나눠 가져야 싸게 들어갈 수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 분양하는 4천3백짜리도 원래 집 주인들은 4천5백까지 하겠다고 했었는데 옆에서 말려서 그나마 4천3백에 했다 그러네요.

<앵커>

결국은 원래 살고 있던 주민들이 집값 띄우는 셈인데, 이런 강남에서의 분양가 상승 현상이라든지, 아니면 활성화 경제가 지방으로까지 계속 이어질지도 궁금하거든요. 그러면 최근에 들렸던 얘기로는 오히려 미분양이 많이 난다고 들었는데, 연관이 없는 건가요?

<기자>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방금 제가 말씀드린 강남 이야기는 잊으셔도 됩니다. 거기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고, 말씀하신 대로 지금 미분양이 굉장히 많이 늘고 있는 게 현실이거든요.

지역별로 완전히 차별화가 되고 있습니다. 수도권만 쳐도 경기도 용인, 동탄, 파주 지금 보시는 이런 지역에 미분양이 쏟아지고 있어서 전국으로 봐도 11월 말 기준으로 미분양이 그전 달보다 54%가 늘었거든요.

당분간 해결되기가 또 쉽지 않아 보이는 게 이게 이제 왜, 집에 수챗구멍 막혀서 아직 물이 안 빠져나가는데 다시 계속 물 붓는 것처럼 지금 분양이 작년에 사상 최대인 52만 가구가 됐었는데, 올해도 32만 가구가 또 될 예정입니다.

그래서 강남에 있는 사람들이 평당 4천3백짜리 집을 사든 말든, 거긴 배짱을 부려도 된다고 보는 거니까 놔두고요, 잘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래서 눈 깜짝하실 필요도 없이, 내가 사려는 동네만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판단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남일 괜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네, 알겠습니다. 일단 아파트 이야기 나온 김에 최근에 강남 쪽에 서울 시내 대형 아파트 4곳 중의 1곳 꼴로 아파트 관리비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가 적발됐다면서요?

<기자>

왜, 전에 배우 김부선 씨가 "우리 아파트에 난방비 문제가 있다." 이렇게 의혹을 제기를 했잖아요. 그래서 난방열사로까지 불렸었는데, 그 문제 제기 덕분에 법이 바뀌었어요.

그래서 3백 가구 넘게 사는 아파트는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게 돼 있는데, 서울의 1천 곳을 까보니까 260곳 정도가 문제가 있더라는 겁니다.

종류도 다양한 게, 예를 들면 입주자 대표가 어느 회사한테 보수 공사를 맡긴 다음에 돈을 내놓으라고 노골적으로 요구도 해요. 얘길 한 번 직접 들어보시죠. 전화 통화 내용인데.

[A아파트 입주자 대표 : 여기 (공사업체) 사무실 다 부숴버릴 테니까 빨리 오세요. 나를 물로 알아요? 4백만 원 가져다주세요. 두 번 얘기하지 마시고.]

어떤 아파트 부녀회장은 왜 아파트 장터, 이런 거로 5천만 원 번 거를 자기 통장에 넣고 있다가 걸리기도 하고, 부녀회가 매년 1천만 원씩 그냥 마음대로 빼 쓰는 데도 있고, 김부선 씨 논란 때처럼 난방비나 수도료를 한 푼도 내지 않은 집들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게 걸려도 별 뾰족한 수가 없아요.

[송주열 회장/선진화 운동본부 : 실태조사에서 지적되면은 많아야 과태료 300만 원이고 이게 뭐 전과 기록 올라가는 것도 아니거든요. 그리고 뭐 해먹을 때는 몇천만 원 몇억을 해먹는데 굉장히 남는 장사거든요. 예를 들어서 1억 해먹고 징역 한 5년 산다면 그런 일을 안 할 거예요.]

일본 같은 데는 이런 비리 같은 걸 저지르면 정부 홈페이지에 이름 올려서 전국 어딜 가든 동대표 같은 걸 못하게 한다는데 우리도 좀 더 강하게 처벌을 해서 싹을 뽑아야 될 것 같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