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경제

[CEO취재파일] 직원들에 '월급 1000%' 건네며 "수고했다"…통 큰 회장님

입력 : 2016.01.11 10:52|수정 : 2016.01.11 17:57



지난해 수조원에 달하는 기술수출 계약을 달성한 제약사, 굴지의 다국적 회사가 아닌 바로 국내 기업인 한미약품입니다.

자가면역치료제, 폐암신약, 당뇨신약 등 임상 중인 약에 대한 기술을 수출하며 상업화까지 성공할 경우 한미약품이 받게 되는 돈은 총 8조원에 달합니다.

만약 상업화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계약금으로 무조건 받는 돈만 전체의 10%인 8000억원입니다.

한미약품은 이 많은 돈을 어떻게 쓸 계획일까요?

● 고생한 직원들 보답나선 임성기 회장

최근 제약사 IR 모임에서 "큰 돈을 벌어들인 한미약품이 이제 기술을 갖고 있는 제약·바이오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돌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오랜 시간동안 많은 돈을 들여 개발 중이던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이 없어졌으니 이제는 어느 정도 기술을 갖고 있는 회사를 사들이는 것도 연구개발의 한 방법이 될 수 있겠죠.

실제 기술수출 이후 한미약품 이관순 대표를 기자가 직접 만나봤을 때 이 대표도 향후 인수합병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4일, 귀를 의심케 하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동대문에서 약사로 시작해 한미약품을 일군 임성기 회장이 임직원 2800명에게 1100억 원 대의 개인 주식을 무상으로 증여키로 했다는 겁니다.

임 회장이 보유한 한미약품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주식의 4.3%, 전체 한미사이언스 주식의 1.6%에 해당하는 수준인데요. 임직원들은 자신들 월급의 1000%에 해당하는 주식을 받게 됐습니다.

오너 1세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 주식을 임직원들에게 '고맙다'라는 표현을 써가며 무상으로 나눠 준 것은 흔치 않은 일임이 분명합니다.

● "연구개발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직접 간다"

인수합병보다 고생한 직원들에게 보답을 먼저 생각한 임성기 회장은 부지런하기로도 유명합니다.

매일 아침 6시까지 출근하는 임 회장은 지난해 6월, 보스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던 제75회 미국 당뇨병학회에도 직접 참석했습니다.

학회의 경우 대표도 잘 참석하지 않는데 연구개발 담당자들이 참석하는 자리에 오너 1세가 직접 간 겁니다.

당시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업계의 평가가 있었는데 한미약품은 학회 이후 11월, 수조원에 달하는 당뇨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이뤄냈습니다.

연구결과가 좋든 안좋든 일단 세계적인 학회에서 우리를, 한미약품을 알리라는게 임성기 회장의 생각이라고 하는데요.

수조원대 기술수출의 배경 중 하나로 굴지의 다국적제약사들과의 학회 등을 통한 끊임없는 '스킨십'을 꼽은 이관순 대표의 생각도 이와 일치합니다.

● 못 먹어도 고! 외쳤던 뚝심

물론 한미약품이 이렇게 성장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원래 한미약품은 영업력이 강한 제약사로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가 강화되면서 불법리베이트를 제공하다가 적발된 한미약품은 약값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1973년 창립 이래 2010년에는 처음으로 적자를 냈고 이후 임직원 연봉동결도 두 차례나 있었습니다.

임원들 사이에서는 확신할 수 없는 약에 대한 과도한 연구개발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임 회장은 그때마다 "R&D를 하지 않으면 제약을 할 수 없다"는 소신으로 적자를 내도 연구개발비용을 줄이지 않았습니다.

국내 제약산업에 '먹거리=연구개발 통한 기술수출'이라는 아젠다를 던진 임성기 회장.

올해는 어떤 매직을 보여줄까요?

임 회장의 다음 행보가 더욱 궁금해집니다.

[CEO취재파일] 그의 말, 그의 과거…유일호 경제부총리 내정자의 정책 방향은 이런 것?
[CEO취재파일] '쉑쉑버거' 들여온 SPC 허영인 회장, 성공 이끌어낼까?
[CEO취재파일] 박현주 회장의 대우증권 셈법…'2조 4천억 줬지만 남는 장사?'    

(SBS CNBC 신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