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들끓는 日 열도…"용서할 수 없다"

입력 : 2016.01.06 16:29|수정 : 2016.01.06 16:29


"절대 용서할 수 없다." 북한이 수소탄 실험을 실시했다고 발표한 6일 일본 열도는 북한에 대한 분노로 들끓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필두로 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대북 비판 성명이 이어졌다.

나가사키(長崎)·히로시마(廣島) 등 2차대전 당시 피폭지 주민들은 경악하며 북한을 비난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히로시마현 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 시미즈 히로시(淸水弘士) 사무국장은 "수소탄은 원자폭탄 이상의 위력을 갖고 있다. 북한이 실험에 나섰다면 긴장이 더 높아지지 않겠느냐"며 "다른 핵보유국도 군사력 확장에 나설 우려가 있다"고 분개했다.

이 단체는 7일 정오를 전후해 다른 단체와 공동으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항의 시위를 할 계획이다.

시미즈 국장은 "핵무기 폐기 목소리를 계속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는 시민들이 몰려나와 핵실험 금지를 호소하는 즉석 시위도 벌였다.

나가사키현 평화운동센터 피폭자연락센터 가와노 고이치 의장은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피폭자의 입장에서 핵실험이나 핵개발은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 가족들도 분노했다.

1978년 북한에 납치된 이치카와 슈이치(市川修一)씨의 형인 겐이치(健一)씨는 "납치자 재조사를 한다면서도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저질러진 만행으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다른 납치 피해자 가족도 "북한이 상당히 초조해하는 것 같다"며 "이를 계기로 정부는 대북 정책을 강경하게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중앙본부는 문이 굳게 닫힌 채 경비를 서는 경찰관들만 보이는 등 스산한 모습이었다.

중앙본부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한 언론의 질문에 "답변할 것이 없다"고 입을 닫았다.

방위성과 경찰, 해상보안청 등 안보 관련 기관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방위성은 북한에서 '이상 상황'이 감지된 오전 11시 이후 두차례에 걸쳐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사태 파악에 나섰다.

한 간부는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는 북한의 발표에 대해 "수소폭탄은 원자폭탄에 비해 폭발 규모가 큰데 이번에 감지된 진도가 2013년 핵실험과 같다"며 수소폭탄 실험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찰청도 이날 오전 10시 53분께 북한문제를 담당하는 경비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대책본부를 설치했다.

한 간부는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이나 핵실험을 시사해왔기 때문에 언젠가는 핵실험을 할 것으로 봤지만 상당히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은 각 도도부현(광역 자치단체) 경찰에 대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정부 관련 시설 및 조선총련 관련 시설에 대한 경비 강화를 지시했다.

해상보안청도 북한의 발표에 따라 일본 선박의 피해 여부를 점검하는 등 비상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해상보안청은 "오늘 낮 12시 현재 선박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확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