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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 생선'…펀드매니저가 주가조작 뒷돈 챙겨

정혜진 기자

입력 : 2016.01.06 15:11


고객의 자산으로 주가를 조종하고 그 대가로 뒷돈을 받은 펀드매니저들이 적발됐습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1부는 돈을 받고 주식 시세 조종에 가담한 혐의로 36살 서모 씨 등 펀드매니저 8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지난 2011년 말부터 2012년 중반까지 시세조종 세력의 의뢰를 받고 고객의 펀드계좌를 이용해 디지텍시스템스 등 회사 2곳의 주식을 매수해 주가를 조작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애널리스트 35살 박모 씨는 펀드 계좌에 특정 회사를 편입시켜주는 대가로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며, 이들에게 주식매수를 의뢰한 시세조종꾼 38살 박모 씨는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모 투자자문회사의 펀드매니저인 서씨는 2011년 말 시세조종 세력으로부터 3억5천여만원을 받은 다음 다른 회사 펀드매니저 2명에게 고객 펀드계좌로 약 40억원 상당의 디지텍시스템스 주식을 매수하게 했습니다.

서씨는 2012년 4월에는 모 회사 임원으로부터 13억원을 받고 후배 펀드매니저와 함께 자사 고객 계좌를 이용해 이 회사 주식 약 120억원 어치를 매수했고, 다른 회사 펀드매니저 4명에게 돈을 건네고 이 회사 주식 150억원 상당을 매수하게 했습니다.

애널리스트 박씨에게는 펀드 계좌에 이 회사 종목을 편입시키도록 했습니다.

이 회사는 대표이사가 횡령, 배임 등으로 구속 수감돼 지난해 상장 폐지됐습니다.

서씨로부터 돈을 건네받고 시세조종에 가담한 이들 펀드매니저들은 모두 쇠고랑 신세가 됐습니다.

이들은 주로 공원이나 도로, 커피숍 등 공개된 장소에서 거액의 현금을 쇼핑백에 나눠 주고받았습니다.

일부 펀드매니저는 돈을 받을 때 집에 불러서 책상 서랍에 현금 수억원을 쏟아 붓게 하기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은 받은 돈을 수천만원대의 명품시계를 사거나 여행 경비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이 과정에서 차명계좌를 이용해 주식을 매매하면서 시세차익을 챙기기도 했습니다.

손해를 본 것은 펀드매니저들을 믿었던 고객들이었습니다.

작전세력으로부터 정보전달이 제대로 안 돼 적절한 시점에 매도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4개의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고객 계좌에서 총 36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고객의 투자금을 관리·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이 뒷돈을 받고 거래를 한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된 첫 사례"라며 "앞으로도 자본시장의 건전성을 해치는 비리에 대해 지속적으로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