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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칼없이 영토 바꾼 벨기에-네덜란드…'토막시신 사건 덕분?'

입력 : 2015.12.31 11:47|수정 : 2015.12.31 11:48


세계 역사상 나라간 영토분쟁은 법적 논란은 물론 때로는 유혈충돌까지 불러오기 마련이었습니다.

그런데 벨기에와 네덜란드가 우호적인 방식으로 영토 교환에 합의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교환이라기보다는 사실상 벨기에가 자국 영토를 인접국인 네덜란드에 거의 넘겨준 셈이어서 궁금증이 더해집니다.

현지시간으로 30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 AP통신 등은 벨기에가 네덜란드와의 국경을 따라 흐르는 뫼즈 강변에 위치한 축구장 15개 크기의 영토를 네덜란드에 양보하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습니다.

네덜란드 영토에서 뫼즈 강 쪽으로 반도처럼 돌출된 이곳은 강물의 흐름으로 지형이 변하면서 네덜란드와 연결된 반면 벨기에 본토와는 강을 사이에 두고 떨어지게 됐습니다.

따라서 벨기에에서 이곳에 가려면 배를 이용해야 하지만 선착장조차 없어 접근이 매우 불편합니다.

이런 이유로 치안 공백 상태가 된 이곳은 마약 밀매와 성범죄가 빈번한 무법지대로 변했습니다.

특히 3년 전 목이 잘린 시신이 발견된 것이 엉뚱하게도 영토 논란의 해법을 찾는 계기가 됐습니다.

당시 네덜란드 측은 사건 현장이 벨기에 영토라 자국의 사법권이 미치지 않는다고 한 반면, 벨기에 경찰은 네덜란드의 특별허가 없이는 육로로 현장에 접근할 수 없는 데다 선착장 부재로 배로 강을 건너는 것도 어려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벨기에 경찰 관계자는 "검찰과 법의학자들이 보트를 타고 사건 현장에 갈 수밖에 없어 매우 불편했다"고 말했습니다.

논란이 된 영토와 가까운 벨기에 비제시의 마르셀 느방 시장은 "오래전에 해결됐어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토막 시신 사건은 양국에 영토문제를 해결하라는 압박요인으로 작용했고, 준비작업을 거쳐 최근 양국이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내년 중 양국 의회 비준을 거치면 1843년 국경선이 확정된 이후 거의 2세기만에 뫼즈 강 영토 논란이 종결됩니다.

벨기에는 뫼즈 강의 영토를 네덜란드에 넘기는 대신 양국 간 원활한 수송을 위해 지어진 갑문 주변의 작은 땅을 넘겨받기로 했습니다.

세계적으로 그동안 영토 교환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첨예한 대립 끝에 이뤄졌다고 AP는 전했습니다.

인도와 방글라데시는 1947년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오랜 분쟁을 거듭해온 끝에 올해야 겨우 국경선 영토 교환에 합의했습니다.

중남미 니카라과와 코스타리카의 영토분쟁도 이달 초 유엔 국제사법재판소가 '니카라과가 코스타리카 영토주권을 침해했다'고 판결함으로써 해결점을 찾았습니다.

벨기에 군 역사학자인 뤽 데 보스는 벨기에와 네덜란드 관계는 우호적이기 때문에 여타 국가의 영토분쟁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양국이 수세기 전부터 유대관계를 유지해온 데다가 2차대전 이후의 영토는 더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뫼즈 강 주변 영토 문제가 순조롭게 해결됐다"고 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