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30일) 낮 열두 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건너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올해 마지막 수요집회가 열렸습니다.
1천211차 수요집회는 청소년·시민 등 700여명 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아홉 분의 넋을 기리는 추모회로 진행됐습니다.
황선순·이효순·김외한·김달선·김연희· 최금선·박유년·최갑순·박00 등 아홉 명의 할머니가 올해 사망해 현재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모두 46명으로 줄었습니다.
추운 날씨에 열린 집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8) 할머니는 "돌아가신 다른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 드리기 위해서라도 일본의 공식적인 사죄와 법적인 배상을 마땅히 받아야 한다"며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일제의 만행을 증언할 땐 또다시 한 맺힌 눈물을 흘렸고 참석자들도 곳곳에서 훌쩍이며 함께 마음 아파했습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 모임 '평화나비 네트워크' 김샘 대표도 "회담 결과를 듣고 2년간 매주 수요시위에 나왔던 저도 너무 마음이 아팠는데, 25년간 싸우신 할머니들이 얼마나 마음 아프고 화가 나셨을지 모르겠다"며 "대학생들이 끝까지 할머니들과 싸워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세계행동을 시작할 것"이라며 미국, 유럽, 아시아에 있는 국제시민단체와 함께하는 연대체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집회에 앞서 평화나비 네트워크 등 대학생·청년 단체들은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할머니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고 명예가 지켜진 합의가 아니라 일본의 명예만 지켜진 굴욕적인 한일 정부 간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