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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삼성SDI, 합병삼성물산 주식 500만주 처분해야"

송욱 기자

입력 : 2015.12.27 13:31


삼성그룹이 제일모직과 옛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순환출자 고리가 강화됐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공정위는 "제일모직과 옛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총 10개에서 7개로 감소했지만 이 가운데 3개 고리는 오히려 순환출자가 강화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순환출자는 대기업집단이 'A사→B사→C사→A사'처럼 순환형 구조로 지분을 보유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구조에선 총수가 적은 지분만 갖고도 계열사 전체를 지배할 수 있기 때문에 개정 공정거래법은 자산이 5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은 새로운 순환출자 고리를 만들거나 기존 고리를 강화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합병으로 새로 생기거나 강화된 순환출자 고리에 대해선 6개월 내에 해소토록 하고 있습니다.

삼성그룹에 대한 공정위의 이번 판단은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한 개정 공정거래법이 지난해 7월 시행된 이후 처음 적용되는 사례입니다.

공정위는 삼성그룹이 강화된 순환출자 고리 3개를 아예 없애거나 삼성SDI가 보유한 합병삼성물산 주식 500만주, 2.6%를 처분하는 방식으로 합병에 따른 추가 출자분을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강화된 순환출자 해소 시한은 합병삼성물산 출범일인 올해 9월 1일 기준으로 6개월째인 내년 3월 1일입니다.

삼성그룹이 기한 내 순환출자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공정위는 주식 처분 명령 등 시정조치와 함께 법 위반과 관련한 주식 취득액의 10%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삼성그룹은 공정위 결정을 수용해 삼성SDI가 보유한 합병삼성물산 주식 500만주를 처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삼성 관계자는 "2월 말까지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를 처리해야 하는데 시장 충격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대책을 강구해 보겠다"면서 "처분 기간이 얼마남지 않아서 해소기간 연기를 공정위에 요청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삼성이 해소기간 연기를 신청하면 검토해 보겠지만, 관련 법 규정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이 계열사 주식을 처분해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는다고 해도 지배구조에는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7개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해소해도 합병삼성물산에 대한 오너일가 지분율은 30%를 넘는다"며 "우호주주인 KCC가 합병삼성물산 지분 8.97%를 보유하고 있고 자사주 지분이 11.01%에 달해 지배권 측면에선 안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