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정보국(DNI)이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현지시간) 2012년 벵가지 사건 관련 이메일을 기습적으로 공개해 '꼼수 공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25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DNI는 전날 홈페이지 등을 통해 16쪽의 벵가지 이메일을 공개했다.
정보공개법에 의한 시민단체 등의 정당한 자료 공개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자, 사람들의 관심이 크게 떨어지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전략적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벵가지 사건은 2012년 9월 리비아 무장집단이 리비아 벵가지 소재 미 영사관을 공격해 대사를 포함한 미국인 4명이 숨진 사건으로, 오바마 행정부의 대표적인 외교실패 사례로 꼽힌다.
공화당은 그동안 민주당 유력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재직 시절 발생한 이 사건을 고리로 클린턴 전 장관을 집중적으로 공격해 왔으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해 벵가지 사건 관련한 모든 자료의 투명한 공개를 촉구해 왔다.
이번에 공개된 이메일은 2011∼2012년 벵가지 사건을 전후로 미 정보당국이 현지 파견 정보요원들과 주고받은 것들로, 그나마 공개된 이메일도 대부분 민감한 부분이 삭제된 수정·편집본이어서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례로 한 이메일의 경우 전체 17줄 가운데 겨우 2줄만 지워지지 않은 상태였고, 또 다른 이메일 내용은 '최종안에 첨부'가 전부였다.
특히 벵가지 사건 발생 이후인 2012년 10월19일 자 이메일은 전문 전체가 삭제된 채 공개됐고, 다른 이메일은 로이터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언론사 뉴스로만 채워졌다.
또 다른 한 이메일에는 2011년 알카에다의 대변인을 자처하다가 미국의 드론(무인기) 공격으로 사망한 미국인 안와르 아울라키의 여권 철회 문제가 담겨 있으나, 이런 국무부의 제안을 DNI가 동의한다는 내용이 고작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