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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더슨 쿠퍼/진행자 : 감사합니다. 이제 토론을 시작할 시간입니다. 준비 되셨나요? 좋아요, 시작합시다.]
관객들이 열렬히 환호하는 이 현장은 미 대선 후보들의 TV 토론회 현장입니다. 무슨 재미있는 공연 같기도 하고, 우리나라의 대선 토론회와는 참 다르다는 느낌인데요, 어디에서 차이가 나는 걸까요? 남승모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힐러리 클린턴/美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 그렇습니다. 마침내 아버지들은 딸들에게, 너도 자라서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게 될 겁니다.]
힐러리 클린턴이 멋지게 모두 발언을 마무리하자 박수갈채가 쏟아집니다. 지난 10월 열렸던 CNN 주관 민주당 경선 후보들의 1차 토론회입니다. 이 자리에서 남 기자는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이 최대 쟁점이 될 거라 예상했습니다.
그녀가 국무장관이던 시절 공무에 개인 이메일을 사용해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만든 것 아니냐는 내용인데 여러 차례 논란이 됐음에도 확실하게 방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추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공무상의 실수인 만큼 얼마든지 따지고 들만도 한데 진행자의 질문이 나왔을 때 후보들 누구도 힐러리를 공격하며 이를 쟁점화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개인의 스캔들에 에너지를 허비하기보다 진짜 미국인들을 괴롭히는 일자리나 중산층 붕괴와 같은 현실적 사안들을 얘기하자고 역설했습니다.
후보 간 이전투구의 장이 될 수도 있었던 이슈를 자신들이 함께 몸담은 당의 정치적 지향을 분명히 알리는 계기로 활용했습니다.
물론, 최종 경쟁 상대인 공화당을 의식한 전략일 수도 있겠지만, 당내 경선 토론회에서조차 늘 서로의 약점 찾기에 골몰하는 우리 정치권의 토론회와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끝날 때까지 우리 토론회의 단골 메뉴인 후보 본인이나 가족에 대한 도덕성 논란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보다는 사회 복지나 총기 규제, 외교 안보, 이민자 대책 같은 정책에 대한 견해를 명확히 밝히고 지지를 호소하는데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또 한가지, 우리는 토론회 때마다 꼭 타이머가 있어서 뭔가 깊이 있는 이야기가 나오려고만 하면 시간이 초과됐다며 진행자가 사정없이 잘라버리죠.
우린 공정한 운영을 중시하기 때문인데요, 미국의 대선 토론은 경쟁에 맡겨졌습니다. 누가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보다 설득력 있게 전달하느냐, 누가 토론을 주도하느냐 또한 정치인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이기 때문입니다.
유권자들도 토론회를 시청하는 목적이 누가 대통령에 더 적합한지에 대한 판단 근거를 얻고자하는 걸 테고 말이죠. 어떤 방식이 맞을지 우리도 대선까지 충분히 남은 만큼 한번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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