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도로 상행선를 달리던 박 모(27)씨의 모닝 승용차가 전남 장성군 진원면 못재터널 입구에서 갑자기 멈춰 선 것은 21일 오전 10시.
뒤따르던 운전자들은 터널이 막 시작되는 지점의 커브 구간에서 멈춰버린 박씨의 승용차를 피해 급하게 핸들을 꺾으며 경적을 울렸다.
박씨는 시동을 껐다 켜기를 반복하며 변속레버를 조작하고 가속패달을 밟아봤지만 관성에 의해 나아가는 힘까지 다 써버린 차체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때마침 현장을 지나던 전남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제5지구대 소속 김성우 경위(40)와 박대환 경사(36)의 눈에 비상등을 켠 채 2차로 가장자리에 서 있는 모닝 승용차가 들어왔다.
상황을 파악한 김 경위와 박 경사는 고장난 승용차를 고속도로 주행차로 위에 방치했다가는 인명피해로 이어질 사고가 날 위험이 크다고 판단해 즉각적인 조치에 나섰다.
하지만 이들은 장애물을 만났다.
박씨의 차량이 멈춰선 구간에는 갓길이 없었고 터널 안에는 고장차량이 피신할 공간도 없었다.
또 견인차량이 현장에 도착하더라도 2개 차로를 모두 통제하지 않고서는 견인작업을 진행한만한 공간이 확보되지 않았다.
터널 출구 쪽의 중앙분리대 비상회차로를 떠올린 김 경위 등은 손으로 밀어서라도 박씨의 승용차를 안전지대로 옮겨야겠다고 결정했다.
이에 박 경사는 모닝 승용차를 뒤에서 밀기 시작했고 운전자 박씨는 차량이 차로를 벗어나지 않도록 조향장치를 조작했다.
김 경위는 뒤에 남아 순찰차로 1개 차로를 통제하며 뒤따르는 차량들이 박씨의 승용차를 피해갈 수 있도록 수신호했다.
박 경사는 터널 안 경사로를 따라 1㎞ 넘게 차량을 밀고 간 끝에 고장난 모닝 승용차를 안전지대로 옮길 수 있었다.
엔진룸에서 타는 냄새가 난 박씨의 모닝 승용차는 그 뒤 현장에 도착한 견인차량에 이끌려 수리를 받으러 떠났다.
박대환 경사는 "고속도로에서는 달리는 차량끼리 부딪힐 때보다 주행하는 차량과 멈춰선 차량끼리 충돌할 때 더 큰 인명피해가 발생한다"며 "갑작스러운 고장 때문에 차량이 멈춰서더라도 안전을 먼저 확보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