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그 가족들이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의 원유 밀거래에 관여했다는 증거라며 위성사진들을 공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다음날 TV로 방송된 행사의 연설을 통해 이는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하면서 러시아를 맹비난했다.
미국도 스티브 워런 국방부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사실무근이라며 터키 편을 들었다.
이 공방전은 터키 공군기에 의한 러시아군 전투기의 격추 사건(11월 24일) 이후 고조된 갈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사실 여부를 떠나 이는 시리아에 군사 개입한 러시아가 우주공간까지 장악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미국의 온라인매체 데이리비스트가 20일(현지시간) 평가했다.
오랜 내전으로 붕괴위기로 내몰린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 구하기에 나선 러시아의 우주(인공위성)전력은 예상보다 막강하다.
지형 파악, 표적 추적 등 시리아 관련 임무 수행을 위해 러시아가 투입한 위성 수는 모두 10개로 전체 89개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달 17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기자회견에서 "민수용을 포함해 모두 10개의 사진촬영 및 전자전용 정찰위성이 정찰 임무에 투입됐다"면서 이 가운데 일부는 지상통제요원들을 통해 시리아를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어떤 위성이 투입됐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관영 온라인 선전 사이트인 '러시아 비욘드 더 헤드라인즈'(Russia Beyond the Headlines)는 "러시아가 현재 가장 효과적이고 대형인 위성들을 운용하고 있으며, 특히 시리아 내 군사작전에서 인공위성들의 활약이 정점을 이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공위성 분야에서 선두주자는 역시 미국이다.
인공위성 관련 움직임을 추적해온 미국의 비영리단체 USC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400개가량의 위성을 지구궤도에 운용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절반은 군사용이다.
러시아의 위성 가운데 50개가량은 첩보위성 등 군사용이다.
러시아 우주 계획 전문가 겸 작가인 아나톨리 자크에 따르면 시리아 감시에는 최신형 지도제작용 바스(Bars)-M 위성, 로토스(Lotos)-S 전자도청용 위성, 레수르스(Resurs)-P2와 페르소나(Persona)첩보위성 등이 투입됐다.
이 중 가장 눈여겨볼 것이 바로 페르소나 첩보위성이다.
"러시아가 보유한 군사용 첩보위성 가운데 가장 최신예 정찰위성"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반면 레수르-P2 위성은 군사 첩보용과 민수용 겸용으로 페르소나보다는 성능이 좀 떨어진다.
그렇다 하더라도 레수르-P2의 성능은 대단하다.
지구 표면의 개별 물체를 촬영할 수 있으며, 2천㎞ 이상 되는 지형까지 감시가 가능하다.
또 하루에 8만㎡의 지형을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다.
이 면적은 시리아 국토의 절반가량 된다.
러시아가 위성을 통한 시리아 내 감시활동을 강화한 것은 자국기가 터키 전투기에 의해 격추된 직후부터다.
특히 지난 2일 공개한 터키와 IS 간의 원유 밀거래 사진도 페르소나나 레수르르-P2 첩보위성이 찍은 수 천장 가운데 일부일 것으로 추정된다.
데일리비스트는 시리아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개입이 단순히 육, 해, 공군의 재래식 전력뿐만 아니라 위성전력까지 망라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러시아의 중동개입이 우주 수백 마일 이상으로 확대됨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