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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주점 여종업원 사망' 업주 폭행 사실로 드러나

김광현 기자

입력 : 2015.12.17 17:48


'여수 유흥주점 여종업원 뇌사' 사건의 업주 폭행 의혹이 사건발생 한 달만에 사실로 드러났으나 경찰은 부실한 초동수사로 가해자측의 증거인멸과 진술 맞추기 시간을 벌어줬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지난달 20일 새벽 전남 여수시 학동의 모 유흥주점 룸에서 34살 A씨가 구토로 인한 음식물이 입과 코에 가득한 채로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습니다.

가족들은 피해 여성의 몸에서 멍 자국을 발견하고 사건 발생 이틀 후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여수경찰서는 "뇌사를 유발할 정도의 폭행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토사물에 기도가 막혀 뇌사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는 1차 이송 병원 당직의사 진술과 "폭행한 적이 없다"는 업주의 말을 근거로 사건성이 없다며 종결했습니다.

A씨는 룸 안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지만 업소 안의 폐쇄회로 TV 판독과 동료 여종업원들에 대한 별도 소환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후 광주의 한 여성단체로 피신한 동료 여종업원들이 A씨가 실제 업주인 42살 박모 씨로부터 폭행당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주장하고 나섰지만 여수경찰은 "피해자의 몸을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의사 소견상 폭행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수사를 진척시키지 못했습니다.

여성단체의 수사 요청과 기자회견 등이 잇따르자 경찰은 지난 2일 뒤늦게 수사 주체를 전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바꿔 재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경찰은 사건 2주 만에 주점 압수수색 등을 시작했지만 내부 폐쇄회로 TV 녹화기록도, 장부 등 다른 증거물도 찾지 못했습니다.

CCTV 카메라는 있었지만 기록저장장치인 셋톱박스는 이미 없어진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손님이 별로 없어 여종업원 절반가량이 대기실에서 오후 11시 30분쯤부터 자정 이후까지 다른 룸에서 박씨가 피해자를 때리는 소리를 들었다"는 여종업원들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박씨가 평소에도 A씨에게 폭언과 폭행을 했고 웨이터를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는 내용과 성매매 알선에 대한 구체적인 추가 진술도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웨이터와 영업실장 등은 "가벼운 폭행도 없었다"며 상반된 진술로 일관했습니다.

이 사이 A씨는 지난 10일 오후 사망판정을 받았습니다.

보다 정확한 사인은 부검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지만 사망 당시 사인은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기록됐습니다.

숨을 거두기 전 골절 흔적은 없었으나 몸 곳곳에 멍 자국이 남아 있었습니다.

경찰은 최근 A씨가 사망판정을 받은 이후에야 실제 업주 박씨에 대한 소환조사를 했습니다.

박씨는 사건 당일은 물론 이전에도 폭행을 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여종업원들과 119구급대원 진술, 피고소인들에 대한 거짓말 탐지기 조사 등을 토대로 실소유주이자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박씨가 방에서 A씨에게 술을 먹이고 폭행을 했으며 A씨가 쓰러진 후 다른 방으로 한 차례 옮겨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폭행치사에 대한 영장 신청 결과를 지켜본 뒤 성매매 등 다른 불법행위에 대한 조사와 현직 경찰관 1명 등 성매수남 51명에 대해서도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