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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빙제라도 지내야"…포근한 날씨에 겨울축제 '울상'

입력 : 2015.12.17 09:28

예년보다 높은 기온 전망에 축제장마다 '노심초사'


"기빙제(祈氷祭)라도 지내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동장군이 겨울잠에 빠진 탓일까.

겨울 아닌 겨울에 전국의 축제가 얼어붙었다.

최근 겨울에 걸맞지 않은 포근한 날씨에 축제장마다 울상이다.

겨울축제장에 17일 오전 오랜만에 매서운 찬바람이 찾아왔지만, 앞으로 추위가 지속하지 않으면 차질이 불가피해 축제 관계자들의 고민이 깊다.

실제 강원도는 12월 들어 13일까지 평균 기온이 3.1도로 평년의 1.2도에 비해 1.9도가 높았다.

게다가 당분간 평년 기온보다 높은 날씨로 별다른 추위도 없을 것으로 전망되자 겨울축제를 준비하는 축제장은 하루하루 초비상 상태다.

가장 먼저 겨울이 찾아오는 겨울축제의 메카인 강원지역이 직격탄을 맞았다.

당장 겨울축제를 코앞에 두고 연기 또는 축소될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해마다 강원도 겨울축제의 첫 시작을 알린 '평창송어축제 2016'는 18일 예정대로 개장하지만, 축제의 꽃인 얼음 낚시터를 제외한 채 운영하기로 했다.

모든 축제 프로그램은 정상 운영하지만, 낚시터는 얼음이 충분히 얼 때까지 당분간 제한한다.

애초 23일 평창 알펜시아에서 개막할 예정이던 '하얼빈 빙설대세계'도 30일로 연기됐다.

이 행사는 세계 3대 겨울 축제 가운데 하나인 '하얼빈 빙등제'를 그대로 옮겨 놓다시피 하려던 행사지만 때아닌 포근한 날씨에 작업이 연기돼 왔다.

매년 홍천강에서 열리던 꽁꽁축제도 긴급회의를 열고 내년 1월 1일 개막일을 연기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나섰다.

예년 같으면 홍천강 송어낚시터 얼음 두께가 20cm 이상이었지만 최근에는 살얼음조차 없기 때문이다.

꽁꽁축제의 경우 홍천강 얼음벌판에 구멍을 뚫고 송어를 낚는 축제가 대부분이어서 사실상 축제 자체의 개최 여부까지 걱정하는 처지에 놓였다.

춘천시도 도심 공지천에 올해 처음으로 마련한 '호수별빛나라 겨울이야기' 축제를 열기로 했지만, 걱정이 태산이다.

내년 1월 8일 개막일에 맞춰 행사장에 아이스링크를 만들기로 했지만 포근한 날씨가 이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극심한 가뭄으로 지난 1월 예정됐던 축제가 무산된 아픔을 겪은 인제 빙어축제도 얼음 낚시터 등 행사장인 '빙어호'에 얼음이 얼지 않아 내년(1월 19일 개막) 축제 개최에 비상이 걸렸다.

가뭄에 속을 태우던 물길이 이번에는 온기로 속을 끓이고 있다.

1998년 시작된 이후 16년간 이어진 인제 빙어축제가 가뭄으로 취소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지만 찾아오지 않은 추위에 '악몽'이 재현될까 걱정이 앞선다.

겨울답지 않은 날씨에 울상을 짓기는 강원도뿐 아니다.

인천에서는 '강화도 빙어송어축제'의 빙어 낚시터를 24일 개장할 예정이었지만 예상치 못했던 날씨가 이어지면서 잠정 연기됐다.

올해는 이르면 이달 말께 개장이 가능할 것으로 축제관계자는 예상했다.

오는 24일부터 경기도 양평군에서 열리는 '제5회 물맑은 양평 빙어축제'와 '제2회 양평 대자연 빙어·송어축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축제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낚시터에는 겨우 살얼음이 얼었을 뿐 빙어낚시는 엄두를 못 내는 실정이다.

그나마 눈썰매, 연날리기 등 다양한 겨울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했지만, 낚시 예약은 당장 미뤄야 할지 고민이다.

또 국내 대표 겨울축제로 내년 1월 9일부터 열릴 예정인 화천산천어축제를 비롯해 평창 대관령눈꽃축제, 가평 자라섬 씽씽겨울축제 등 전국의 크고 작은 겨울축제가 날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축제 관계자는 "최근 찾아온 엘니뇨 기후현상에 따라 12월의 기온이 높게 형성돼 얼음벌판 낚시터 얼음이 결빙된 곳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게다가 내년 1월 초 기온도 큰 추위가 없을 것으로 알려져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