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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단숨에' 돌아간 그녀들…모란봉악단 귀국 해프닝

안현모 기자

입력 : 2015.12.16 08:38|수정 : 2015.12.1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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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상에서 가장 폐쇄적인 체제의 가장 치명적인 선전무기인 미녀 악단이다 보니 사람들의 눈과 귀를 붙잡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기본적인 상식과 외교 에티켓을 무참히 깨고 공연을 돌연 취소해버리니 더욱더 호기심을 자극했죠.

북한 모란봉 악단 이야긴데요, 우상욱, 임상범 두 명의 베이징 특파원이 모란봉악단을 2박 3일간 가까이에서 취재한 내용을 취재파일에 담았습니다.

공연이 무산된 원인을 두고 중국 내 당국과 언론이 철저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무수한 설들이 난무했는데요, 일단 김정은 위원장의 수소폭탄 보유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는 추측은 근거가 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찬양이 주를 이루는 공연의 내용 때문인 것으로 윤곽이 드러났죠. 외교가에서 흔히 말하듯 모든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중국과 북한이 결속력을 강화하기 위해 신속하게 공연을 추진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너무 서둘렀는지 세부 사항에 대한 사전 교통정리는 부족했던 겁니다.

어쩌면 서로 으레 북한이 곤란한 노래는 하지 않겠지, 중국이 이래라저래라 하진 않겠지 짐작했을지도 모르지만, 막상 리허설을 보고 중국이 경악했나 봅니다.

특히, 대표 레퍼토리인 '단숨에'라는 곡 중에는 무대 뒤로 흐르는 화면에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발사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 뮤직비디오엔 여러 가지 버전이 있다고 하는데, 하드코어 버전에선 평화적 인공위성이라던 은하 3호가 곧장 미국으로 날아가 지구를 폭파시키기까지 합니다.

장거리 미사일 실험은 명백한 UN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 중국도 대북 제재에 동참한 바 있는데, 이를 옹호하고 자랑하는 노래를 베이징 한복판에서 버젓이 함께 박수 치며 듣는다면 북한의 도발을 지지한다는 의미가 되죠.

그러니 국제사회 책임대국임을 내세우며 줄곧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견지해 온 중국으로서는 당연히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겁니다.

그래서 아마도 문제가 되는 부분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했다가 양측간에 양보 없는 기 싸움 끝에 김정은이 돌연 모란봉의 귀국을 지시했을 개연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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