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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국가 상대 소송 '괘씸죄' 구속…국가배상 판결

이종훈 기자

입력 : 2015.12.16 06:04|수정 : 2015.12.16 10:14


지난 1970년대 국가를 상대로 토지 관련 소송을 내 승소했다는 이유로 수사 기관에 강제 연행돼 사기죄 누명을 쓴 피해자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48 단독 임태혁 부장판사는 이 모 씨의 유족이 "불법 구금과 가혹행위 피해를 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3천5백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씨의 아버지는 1950년 공포된 농지개혁법에 따라 서울의 토지 1천107㎡(335평)를 농지로 분배받았습니다.

이씨의 아버지가 1963년 숨진 뒤 이씨의 형은 국가를 상대로 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을 내 승소했고 판결은 1966년 확정됐습니다.

이씨는 4년 뒤인 1970년 7월 이 소송과 관련해 서울지방검찰청 수사관에게 임의동행 형식으로 강제연행돼 사기와 위증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습니다.

영장은 법원에서 처음에 기각됐으나 검사는 이씨를 석방하지 않고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해 발부받았습니다.

이씨는 강제 연행된 뒤 구속영장이 발부될 때까지 48시간 넘게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조사받았고 수사기관은 토지에 관한 권리 포기를 강요하며 구타 등 가혹행위를 했습니다.

이씨는 형과 함께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고 사기로 토지를 가로챘다는 취지로 기소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국가는 유죄 판결을 근거로 이씨가 낸 소유권 이전등기 소송의 재심을 청구해 문제의 땅을 빼앗았습니다.

그리고 이씨는 사기죄 누명을 벗지 못한 채 지난 1998년 숨졌습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 2008년 7월 "국가가 이씨를 형사 처벌하고 민사 소송 재심을 청구해 공권력을 부당하게 남용한 사건"으로 규정하면서 진실 규명 결정을 했습니다.

이씨의 아들은 2011년 이 형사 사건의 재심을 청구해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어 형사보상을 청구해 형사보상금 2천 8백만 원이 유족에게 지급됐습니다.

유족은 이씨의 불법 연행과 불법 구금, 구타, 가혹행위, 장기간 재판 등으로 입은 정신적 고통을 배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검찰 수사관이 적법 절차를 지키지 않고 강제 연행하는 등 불법 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인정된다며 위자료로 이씨에게 5천만 원, 아내에게 7백만 원, 자녀 세 명에게 각각 2백만 원씩 주라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형사보상금으로 이미 지급된 액수가 공제돼 실제 배상액은 3천 5백만 원으로 결정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