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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극우정당 선거 패배에도 테러·난민위기로 주류정당 발돋움

입력 : 2015.12.14 06:02


13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지방선거 2차 결선 투표에서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이 1차 선거의 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결국 패했다.

비록 기성 정당인 집권 사회당(PS)과 야당인 공화당(LR)의 견제와 유권자들의 결집으로 승리의 문턱에서 좌절했으나 국민전선이 이번 선거에서 최대 돌풍을 일으켰다는 사실만은 누구도 반박하기 어렵다.

국민전선은 광역자치단체인 도(Region)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는 6일 지방선거 선거 1차 투표에서 27.7%의 득표율로 공화당과 사회당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또 13개 도 가운데 6곳에서 1위에 올랐으며 마린 르펜 대표와 그녀의 조카딸인 마리옹 마레샬 르펜 하원의원이 도 지사 후보로 나선 지역에서는 1차 투표에서 40%가 넘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사회당이 극우정당의 승리를 막고자 2차 투표를 앞두고 르펜 대표와 마레샬 르펜 하원의원 출마지역에 자당 후보를 사퇴시키면서 국민전선은 결국 한 곳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때 정치권의 변방에 머물렀던 국민전선이 이렇게 승승장구하면서 '프랑스 제1정당'으로 성장한 데는 르펜 대표의 지도력이 결정적이다.

르펜은 '파시스트'라는 비난까지 받았던 아버지 장 마리 르펜 국민전선 전 대표의 뒤를 이어 2011년 대표직을 맡은 후 대대적인 당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공격적인 민족주의를 유지하면서 당의 극단적인 점을 일부 없애 나갔다.

그는 대표가 되고서 반(反)유대주의와 극단적 가톨릭 전통주의로 유명했던 국민전선의 이미지를 '세탁'해 '극단적이지 않은 우파' 정당으로 변모시켜나갔다.

과도한 인종주의적 성향을 보이는 당원을 내쫓았으며 유로화 반대, 유럽연합(EU) 권한 약화, 이민자 반대 정책 등을 당의 핵심 목표로 삼아 대중적 지지를 얻기 시작했다.

르펜이 대표에 취임한 이후 국민전선은 잇단 선거에서 상승세를 이어왔다.

이미 지난해 5월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26%의 득표율로 프랑스 제1당에 올랐으며 이어 9월 상원의원 선거에서는 2명의 의원을 당선시키면서 상원에 처음으로 입성했다.

또 이번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도 득표율 1위를 기록했다.

올 한 해 유럽을 덮친 난민 위기와 지난 1월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지난달 파리 테러는 반이민, 국경 통제, 치안 강화 등을 주장해 온 국민전선에 큰 힘을 실어줬다.

또 테러와 난민 위기뿐 아니라 경기 침체 장기화와 10%가 넘는 높은 실업률에 기성 정당에 지친 유권자들에게 국민전선은 대안 정당으로 인식되며 인기가 치솟았다.

국민전선이 이번에 도 의회 선거에서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이번 선거는 201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르펜 대표에게 중요한 도약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르펜 대표는 이날 결선 투표가 끝나고서 "무엇도 우리를 멈추지 못할 것이다"면서 "우리와 함께 하고자 하면 출신을 가리지 않고 모든 프랑스인을 뭉치게 할 것이다"라면서 지지기반 확대에 나설 뜻임을 밝혔다.

앞서 2002년 대선에서 장 마리 르펜은 사회당 후보를 제치고 2차 결선 투표에 나갔으나 좌·우파 유권자가 결집해 자크 시라크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큰 표 차이로 떨어졌다.

르펜 대표도 2012년 대선 1차 투표에서 17.9%의 득표율로 3위를 차지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2017년 대선에서는 각종 여론 조사결과 르펜 대표가 1차 투표에서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공화당 대표인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이날 투표 뒤 "국민전선이 올린 높은 득표율은 모든 주류 정치인에게 경고가 됐다"고 말했으며 사회당 소속의 마뉘엘 발스 총리도 "국민전선이 한 곳에서도 승리하지 못했지만, 극우정당의 위험은 제거되지 않았다"고 경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