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모란봉악단의 베이징 첫 공연이 무산된 것은 북한의 '수소폭탄 보유' 선언과 중국 측 공연관람 인사의 '격'을 둘러싼 갈등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이 익명의 중국정부 측 인사 A씨를 인용해 김정은 제1비서가 최근 수소폭탄 보유 발언을 한 뒤 중국당국이 공연관람 인사를 당 정치국원에서 부부장급 인사로 대폭 낮췄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이 공연참석 인사를 정치국원에서 부부장급으로 변경했다면 격이 3-4단계 정도 떨어진 것입니다.
A씨는 "조선(북한)은 당초 중국에 시 주석이나 리 총리의 참석을 요구했지만, 중국이 이에 동의하지 않고 한 명의 정치국원이 참석하는 안을 제시했다"며 "조선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공연단이 기차를 타고 베이징에 올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공연단이 베이징에 도착한 것과 비슷한 시점에 김정은이 '수소폭탄 보유' 발언을 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현재 한반도의 정세가 매우 복잡하고 민감하며 취약하다고 판단한다", "관련 당사국이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되는 일을 더 많이 하길 희망한다"며 김정은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A씨는 또 김정은이 공연 관람 인사들의 급이 낮춰진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며 악단을 철수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북중 관계에 정통한 베이징의 또 다른 대북소식통은 A씨가 전한 내용은 개연성이 있지만, 이번에 공연단을 이끌고 온 최휘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사실상 장관급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이 큰 폭으로 격을 낮췄다는 이야기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한 부분 같다고 말했습니다.
어제(12일) 오후 모란봉악단을 태운 비행기가 평양으로 떠날 즈음 북한인사들이 투숙했던 호텔에서는 왕자루이 현 중국 정치협상회의 부주석과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가 목격됐습니다.
대북 소식통은 왕자루이가 이번 사건의 뒤처리를 조율하기 위해 나타난 것 같다고 해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