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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국제 유가가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습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 과거 저유가는 호재였죠. 싼 기름 값 덕에 기업은 생산을 개인은 소비를 늘릴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저유가가 장기화 되면서 우리 수출 산업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국제 유가 하락으로 울고 웃는 업종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SBS 경제부 정호선 기자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정호선 기자?
▶ 정호선 SBS 경제부 기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먼저 유가 흐름부터 짚어보죠. 어느 정도 많이 빠졌어요?
▶ 정호선 SBS 경제부 기자:
지난 9일 가격으로 우리가 많이 수입하는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배럴당 36.49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얼마나 많이 떨어졌나 비교해보면 아실 텐데요. 2008년 7월에 역대 고점이 145달러였습니다.
그러니까 7년여 만에 역대 고점 대비해서 74%나 빠진 가격입니다. 그런데 내년 유가는 배럴당 20달러대로 더 떨어질 것이다, 이런 전망도 많습니다. 왜냐하면 내년 상반기도 악재 투성이기 때문입니다.
OPEC이 공조해서 실패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산유국들의 공조 가능성은 점점 더 낮아지고 있고 또 저성장 기조 속에서 수요보다 원유가 공급이 많이 되면서 공급 과잉 문제는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올해 따뜻한 겨울이 예상됩니다. 역대 세 번째로 강한 엘니뇨 예보에 따라서 겨울에 재고가 늘어날 것 같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요인이 내년 상반기 유가를 더 짓누를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요.
세계 경제 침체 때문에 수요가 줄어서 유가가 떨어지는 것이어서 당연히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수출은 굉장히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유가가 하락하면 통상 정유 업종들이 많이 타격을 본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올해는 예외라면서요?
▶ 정호선 SBS 경제부 기자:
그렇습니다. 유가가 하락하면 보통 우리는 조선, 건설, 철강, 석유, 화학, 정유. 이런 업종들이 피해를 본다, 이렇게 공식화돼서 얘기를 많이 했었습니다.
이유는 유가가 하락해서 산유국 경기가 얼어붙으면 세계 건설 수주는 줄어들 수밖에 없고 또 전 세계적인 수요 감소 때문에 유가가 떨어지는 거니까 조선업 수주라든지 철강 수출액이 부진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유사 같은 경우는 저유가 되면 정제 마진이 줄어서 수익이 직격탄을 받아왔습니다. 즉 무슨 말이냐 하면 원유를 수입해서 우리나라에서 정제 과정을 거쳐서 휘발유 등유 경유 중유 이러한 석유 제품을 생산해서 다시 해외에 수출하는 걸로 돈을 벌어 왔는데 이런 석유 제품 값이 원유 가격에 연동해서 떨어지기 때문에 당연히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겁니다.
또 다른 이유를 하나 들면 정유사들은 안정적인 원료를 확보하려고 3개월 4개월 전에 미리 원유를 많이 사다 놓습니다.
그런데 유가가 하락세라는 건 더 비싸게 산 원유를 가지고 더 값이 싼 석유 제품을 생산해서 팔 수 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에 수익은 감소할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지난 2012년과 2013년 그리고 2014년 3년 연속으로 정유사들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왔습니다.
그런데 공식대로라면 올해도 정유 업계가 어려워야 하는데 의아한 소식이 들려온 겁니다. 3년 간의 긴 이러한 적자 터널을 지나서 올해 실적이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그것입니다.
아직 3분기까지 실적만 나와 있는데 이미 정유 4사의 실적이 영업이익이 2조 2천억 원을 넘어서 완전히 실적이 반등했습니다. 4분기 실적까지 합치면 올해 영업이익 규모는 더 커질 전망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정유사들 실적이 이렇게 저유가 속에서 깜짝 반등한 걸 어떻게 봐야 할까요?
▶ 정호선 SBS 경제부 기자:
일단 저유가의 대표적인 피해 업종인 정유업이 올해 유독 실적이 호황 한 것은 몇 가지 이유를 들어서 설명을 하겠습니다. 일단 값이 싸지니까 그만큼 사람들이 더 기름을 많이 쓴 겁니다.
이건 국내에서도 그렇고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석유공사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 우리나라 국내 휘발유 소비량이 4%정도 증가했습니다. 경유는 더 많이 늘었습니다. 값이 더 싸기 때문이죠. 11%나 늘었습니다.
이런 소비가 늘어나니까 이런 부분에 대한 수익이 늘어난 거고요. 해외에서도 과거 석탄을 주로 연료를 썼던 아시아 국가들에서 이렇게 기름 값 빠지면 석탄 안 쓰고 서유 써도 되겠구나, 이러다 보니까 이쪽 해외 쪽에 수출이 굉장히 늘어난 겁니다.
그 다음에 두 번째로는 정제 마진이 개선됐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앞서 정제 마진에 대해서 잠깐 언급을 해드렸는데요. 정유사들이 석유 제품을 생산해서 벌어들이는 차익입니다.
그런데 올해 앞서 말씀드렸듯이 수요가 굉장히 늘어났기 때문에 원유 값이 급격히 하락한 데 비해서 어떤 휘발유, 등유, 경유, 중유 이 상품 값의 하락 속도는 더디게 나타난 겁니다.
그래서 통상 정유사들이 이익을 볼 수 있는 정제 마진의 마지노선을 5달러대로 판단을 하고 있는데 지금 7달러에서 8달러 선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어서 업계의 수익성이 개선된 겁니다.
또 한 가지 이유를 들자면 우리나라 정유 업체들이 굉장히 고부가가치 제품에서 굉장히 경쟁력 있다는 점도 영향력을 미쳤습니다.
일례를 들어서 고급차에 많이 쓰이는 최고급 윤활유 이런 부분에서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수익성을 더 늘리는 원인이 됐습니다.
결국 저유가는 곧 정유사의 실적 악화다, 이런 과거의 당연하게 보였던 공식들이 올해는 깨졌습니다.
이런 건 단순히 이번 일만 그런 것이 아니라 경제를 둘러싼 환경이 복잡해지고 워낙 여러 가지 변수들이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런 모습들은 앞으로 여러 산업 분야에서 더 자주 등장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이러다 보니까 국제 유가가 많이 하락했는데도 실제 소비자들이 느끼는 폭은 그 정도로 크지는 않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 정호선 SBS 경제부 기자:
굉장히 고질적인 불만이죠. 이렇게 유가가 많이 떨어졌는데 물론 옛날에 비해서는 많이 싸지만 우리도 매일 주유소에서 기름값 보지만 그 정도 앞서 말씀 드렸듯이 고점 대비 74%나 빠졌다는데 그 정도는 아니지 않느냐, 그런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이게 꼭 정유사들이 수익을 많이 가져가서다, 이렇게만은 볼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기름 값에 가격 구조 때문입니다. 휘발유는 세금이 거의 60%가 됩니다.
가격이 떨어져도 세금의 상당 부분은 일정한 정액세로 운영되는 그런 부분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최근 6개월 간의 통계를 내봤더니 국제 유가가 37% 빠지는 동안에 한국의 휘발유 가격은 8%밖에 안 내렸습니다.
그러니까 다른 나라랑 비교를 해보면 중국은 13%가 빠졌고 같은 기간 미국은 22%가 빠졌습니다. 즉 세금이 굉장히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국제 유가 하락분에 비해서 덜 떨어지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굉장히 불만스러울 수도 있겠는데 세금 구조가 불변하는 한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다른 소식도 하나 더 알아보겠습니다. 한국은행이 어제 기준금리 동결했는데 시장의 예상대로라고 할 수 있을까요?
▶ 정호선 SBS 경제부 기자:
한국의 기준금리 현재 1.5%인데요. 6개월째 동결했습니다. 지난해 8월과 10월 그리고 올해 3월과 6월에 각각 0.25%p해서 1%p가 인하된 상태로 계속 유지하게 되는 겁니다.
말씀하셨듯이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걸로 예상했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일단 국내 경기가 내수를 중심으로 미미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미국이 다음 주에 금리인상에 착수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금리인상의 영향을 좀 지켜봐야 한다는 그런 기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무래도 요즘 금융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일 것 같은데요. 한국은행도 일단 미국 금리인상이 가져올 영향 금리인상 없이 지켜보겠다, 이런 의미로 풀이가 되네요. 금리동결의 배경을 좀 더 자세히 짚어주시면 어떤 내용이 있을까요?
▶ 정호선 SBS 경제부 기자:
금리인상이 다음주죠. 오는 15일에서 16일에 개최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제로 수준인 현재 금리가 인상될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연내 인상을 공언해 왔기 때문이죠.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왜 한국은행이 국내 금리를 내리기 어렵느냐. 일단 우리나라가 굉장히 외국인 투자 자금이 많은 나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금리를 올리는데 우리가 내리면 그러니까 당연히 외국인 자금은 이탈할 수밖에 없겠죠.
이미 코스피 동향을 보면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자금 이탈에 대한 불안감이 적지 않은 상황이죠. 미국의 금리인상이라는 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7년 만에 미국의 통화정책이 큰 흐름이 바뀌는 대형 사건입니다.
즉 신흥국을 비롯해서 전 세계 금융 시장이 어떻게 이 변수에 반응하는 지에 대해서는 한은이 굉장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즉 아직 우리나라의 경기 회복세가 미진한 상황에서 이러한 대외 변수 때문에 우리나라 금융 시장이 어떤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지 여러 방면을 거쳐서 지켜보고 생각을 해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이 당분간은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그런 전망이 우세한 편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쨌든 지금 이 기조가 단기간에 바뀌지 않더라도 슬슬 금리인상 기조로 돌아서게 되면 역시 가계부채가 가장 큰 부담이 되겠죠?
▶ 정호선 SBS 경제부 기자:
네. 갑자기 불어난 가계 부채가 상당히 어려운 숙제로 우리 경제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올해 9월 말을 기준으로 가계부채가 1,166조 원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올해 안에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1,200조를 넘을 그런 공산이 커졌습니다. 어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어떤 대출 규제에 대한 완화 이후에 가계부채가 소득보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면서 가계부채에 증가를 억제하는 이런 대책이 조속히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언급했습니다.
국책연구기관인 KDI도 지난 9일에 가계부채가 다른 국가에 비해서 굉장히 많은 점을 우려하는 그런 보고서를 냈습니다. 그런데 기준금리가 인하가 되면 이런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줄이기 위해서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건 더 어려운 결정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가 지금 교역이 위축되면서 수출이 굉장히 부진한 상태로 이어지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한국은행은 가계부채를 생각하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텐데 수출을 생각하면 기준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굉장히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SBS 경제부 정호선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