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伊서 은행 도산으로 평생 모은 1억여 원 날린 60대 목숨 끊어

입력 : 2015.12.11 03:10


이탈리아 로마 인근 항구 도시 치비타베키아에 살던 60대 남성이 자신이 거래하던 은행이 도산하면서 평생 모은 예금이 사라지자 자살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68세의 연금 생활자인 이 남성은 도산 상태인 이탈리아 4개 은행 중 하나인 `방카 에트루리아'와 50년간 거래하면서 11만 유로(약 1억4천여만원)의 예금을 모았고, 이를 채권과 주식 형태로 투자한 상태였지만 은행이 도산하면서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되자 스스로 집에서 목숨을 끊었다고 이탈리아 방송인 Rai뉴스는 전했다.

이 사건은 애초 지난달 28일 발생했지만 9일 이 남성이 사용하던 컴퓨터에서 방카 에트루리아 담당자를 비롯하여 관련된 여러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아무 대책이 없었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되면서 사회의 관심을 받게 됐다.

이에 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11월 방카 에트루리아를 비롯하여 방카 마르체, 카리페라리, 카리치에티 등 4개 은행 구제대책을 발표하면서 약 3억 유로(3천866억여 원) 상당의 채권을 무효화해 13만 명의 투자자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자살한 60대 남성은 10만 유로(1억 2천866만여 원) 상당을 채권에 투자했었다.

이탈리아 정부가 이런 조치를 한 것은 공적기금 투입에 앞서 10만 유로 이상의 예금이나 주식, 채권을 보유한 사람들이 손해를 분담하도록 한 유럽연합(EU)의 이른바 채권자 손실분담제도(Bail-in)에 따른 것이다.

한편, 이탈리아 야당인 북부리그의 마테오 살비니 당수는 "방카 에트루리아와 국가의 무관심이 연금생활자를 자살하게 했다"면서 `자살 공화국'이라고 비난했다.

소비자 단체들도 치비타베키아 검찰에 정부가 도산한 4개 은행에 취한 구제금융 조치가 헌법과 예금자 보호법에 위배하는 것인지 수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탈리아 마테오 렌치 총리는 연금생활자 자살 사태가 빚어진 것에 대해 정부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주식과 채권 보유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는 도산한 은행을 살리기 위한 구제금융 조치로 예금을 모두 날리게 된 사람들을 도울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EU 집행위원회가 예금자보호기금 사용 등의 자제를 권고한 상태여서 극도로 가난한 상태에 빠지거나 가입 당시 불완전 판매 증거 등을 제시할 때 등으로 지원 대상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