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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비싸게 되팔려고"…돈 벌려다가 '손해'

김경미

입력 : 2015.12.03 11:25|수정 : 2015.12.0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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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얼마 전에 한 의류업체에서 명품 브랜드하고 손잡고 명품 디자인을 만들어서 싸게 판 적 있잖아요. 며칠 동안 사람들이 줄 서서 이걸 샀는데 본인이 입으려고 산 게 아니었나 봐요. 이거 다 다시 되팔려고 내놨는데 잘 안 팔리나 봐요.

<기자>

네, 딱 한 달 전에 여기서 전해드렸었는데, 명품회사 허락 받고 몇백만 원 하는 옷을 그대로 가지고 와서 디자인을 10만 원대 옷을 만들어서 팔았단 말이에요. 말씀하신 대로 닷새 엿새를 문 앞에서 버티면서 열리길 기다렸었는데, 그게 11월 5일입니다.

진짜 입고 싶어서 침낭에 텐트 놓고 기다린 사람도 물론 있었죠. 그런데 이걸 되팔면 몇 배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해서 팔려고 기다렸던 사람도 역시 적지 않았던 게 맞습니다. 그때 얘기를 한 번 들어보시죠. 저 사람들 중에 일부가.

[구매 대기자 : 바지 같은 게 11만 원에 파는데 (되팔면) 80만 원까지 받는대요. 한정판이잖아요. 비싸게 되파는 거죠.]

지금 한 달이 지났어요. 중고매매 사이트에 한번 들어가 봤습니다. 그런데 이 물건들이 몇 페이지가 되도록 이어지도록 저렇게 이어지고 있어요. 안 팔리는 거죠.

몇 배가 오르기는커녕, 대부분 원가 수준이고요. 이런 것 같은 경우는 심지어 원가 이하로도 파는 것들도 있습니다. 눈물의 세일을 해야 되는 거죠.

[한정판 의류 재판매자 : 지금 팔고 있는 부츠 같은 건 찾는 분들이 없더라고요. (반응이) 별로인 제품들은 싸게 내놓아야죠. 뭐.]

자기가 입었으면 괜찮죠. 대부분 20대, 30대 정도인데, 일종의 투자를 한 셈이잖아요. 며칠 밤새워가면서 돈하고 시간을 들인 건데, 한마디로 인건비도 못 뽑았습니다.

한 가지 교훈을 얻지 않았을까. 세상에 돈 벌기가 진짜 만만찮더라, 남들이 냉큼 서너 배 주고 집어갈 줄 알았는데 투자라는 게 그만큼 어려운 일이란 걸 알게 됐을 거 같습니다.

<앵커>

이렇게 벌기 힘든 돈인데, 미국 부자죠. 마크 저커버그는 힘들게 번 돈을, 거의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얘기를 했어요. 대단하신 분인 것 같아요.

<기자>

네, 전 재산이 또 대단합니다. 들어본 분들은 "우와" 했을 텐데, 페이스북 대표잖아요. 갖고 있는 주식의 99%를 기부를 하는데, 이게 우리나라 돈으로 52조 원입니다.

이번에 딸을 낳았거든요. 그래서 너한테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주고 싶다면서 이렇게 기부를 하겠다. 그 많은 돈을 그래서 어디다 쓰느냐, 이게 또 멋진 게 간단하게 말해서 개천에서 용 나게 돕겠다는 겁니다.

가능성은 있지만, 집이 어렵다거나 해서 교육을 제대로 못 받는 아이들이 공부를 할 수 있게, 그래서 평등하게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돕겠다. 이게 가장 큰 방향입니다.

우리도 부모들이 몇십만 원씩 허리가 휘게 교육비를 쓰는데도, 가면 갈수록 있는 집 애들이 공부도 더 잘하고 해서 개천에서 용 안 난다. 이런 말을 많이 하시는데, 그런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이렇게 해서 본인은 부자가 그걸 깨겠다고 전 재산을, 50조를 넘는 돈을 털어서 기부하는 문화가 있다는 거, 이거 부럽죠.

올해 서른한 살인데 벌써 아이디어도 좋고 사업도 잘했지만, 번 걸 더 멋지게 잘 쓰는 거 같습니다. 우리도 좀 이런 부자가 많았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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