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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터키·러시아 '원유 밀매' 진실 공방

정규진 기자

입력 : 2015.12.02 13:11|수정 : 2015.12.0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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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시리아 서북부에서 러시아 전폭기가 터키 전투기에 격추됐습니다.

영공 침범 여부를 놓고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관계 단절로 치닫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터키의 공식사과를 요구하며 강력한 보복조치에 나섰습니다.

자국민의 터키 여행 금지와 터키인 20만 명에 대한 사실상 추방을 공표했습니다.

터키 농산물에 대한 수입도 중단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크렘린 궁 대변인 : 러시아에 던져진 유례없는 도전장입니다. 우리의 조치들은 그런 위협에 합당한 것입니다.]

터키도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대화를 원한다면서도 당연한 주권수호 행위를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맞섭니다.

[레제프 에르도안/터키 대통령 : 오늘 영공 침범이 또 벌어지면 터키는 똑같이 대응(격추)할 것입니다.]

진실 공방은 IS의 돈줄인 원유 밀매로 번지고 있습니다.

IS는 시리아와 이라크의 원유를 절반 가격에 팔아 하루 150만 달러, 연간 5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IS의 원유 밀매 경로로 터키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터키가 석유 공급처를 지키려고 IS의 원유 시설을 집중 폭격하는 자국 전폭기를 격추시켰다고 주장합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원유를 실은 트럭들이 밤낮으로 줄지어 터키로 향하는 장면을 러시아 전투기들이 확인하고 있습니다. 살아 있는 송유관 같습니다.]

터키는 치졸한 음모라고 펄쩍 뜁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와 IS의 밀거래를 증명하면 사임하겠다고까지 공언했습니다.

[레제프 에르도안/터키 대통령 : 터키가 IS의 원유를 사들인다고 말하는 자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터키의 최대 원유 공급지는 러시아입니다.]

하지만 의혹을 깔끔하게 털진 못했습니다.

터키는 시리아에서 밀수된 원유 7천900만 리터를 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결과적으로 터키가 IS산 원유 밀매의 통로임을 인정한 셈입니다.

터키가 적대관계인 시리아 알 아사드 정권과 쿠르드 족을 견제하기 위해 IS 격퇴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점도 이런 의혹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IS 점령지와 접한 터키뿐 아니라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와 이스라엘마저도 IS의 원유 밀매 통로로 의심받고 있습니다.

누군가 앞에선 IS 격퇴를 외치면서도 뒤돌아선 IS와 거래로 배를 불린 사실이 드러날 경우 반 IS 동맹은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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