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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예약해 놓고 '잠수'…'노쇼' 골치

김범주 기자

입력 : 2015.12.01 11:24|수정 : 2015.12.0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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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이제 연말을 맞아서 웬만한 음식점들 거의 다 예약 안 하면 못 들어 갈 정도인데, 요즘은 반대로 이 업주들이 예약해놓고 안 오는 손님들이 하도 많아서 골치를 앓고 있다 그래요.

<기자>

요새 요리사, 셰프 인기인데, 남모를 고충들이 있습니다. 큰 데는 물론이고요, 아이디어만 갖고 작게 시작하는 그런 음식점들도 있는데 이런 데는 정말 타격이 크다 그래요.

조그맣게 해놓고 장사를 하고 있거든요. 한 초밥집 같은 경우에 한 번에 9명, 자리가 딱 9개입니다.

하루 다섯 번만 손님을 받는데, 예약한 손님만큼만 재료를 준비를 하거든요. 고급 횟감이잖아요. 안 오면 비싼 재료를 다 버려야 됩니다. 남은 손님들한테 팔아봐야 손해 보는 그냥 보는 일이 적잖다 그래요. 얘기를 한 번 직접 들어보시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세운/초밥집 사장 : 9석을 통째로 빌린 손님이 있었어요. 20분이 지나고, 30분이 지나도 손님이 안 오시 거예요. 결국, 그 시간대는 손님을 아예 받지 못하고 재료도 전량 폐기하고, 돈을 번다기보다 마이너스가 되는 상황이 되는 거죠.]

특히 대목에 예약을 특히 많이 받고 이때 준비도 많이 하고 돈 벌어야 되잖아요. 이때 오히려 안 오는 손님도 있다 그래요.

[에드워드 권/요리사 : 크리스마스이브 날 노쇼가 70%까지 났어요. 이거는 엄청난 적자죠. 오히려 이브 날 오신 손님도 이상하게 생각하시는 거예요. 무슨 에드워드 권 식당이 이렇게 파리가 날리지 크리스마스이브인데.]

그러면 전화를 해서 따지지 그러냐, 이렇게 생각도 하실 수 있지만, 서비스업이잖아요. 입소문 한 번 잘못 나면 큰일 나는 데다가 어떻게 전화를 했어요. 그런데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그럽니다.

[오세득/요리사 :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 '지금 전화 받은 거 기분 나빠서 취소할래요.' 이래요. 세상에 오지도 않았고 전화도 안 왔는데 지금 전화 와서 기분 나빠서 취소할래요. 이러면 말도 안 되는 거죠. 사실.]

일부에서는 예약금이라도 받아두자, 이런 아이디어를 냈던 곳도 있었는데, 그것도 역시 힘들었대요.

[최현석/요리사 : 근데 괜히 고객에게 밉보여서 선입금 받겠다. 예약을 취소하겠다. 이렇게 저희가 고자세로 나간다면 '건방져서 안 가.' 그것도 한두 번 맞으면 휘청휘청하니까 선뜻 노쇼에 대해서 목소리를 낼 수 없죠.]

못 가게 됐으면 사전에 "못 가게 됐어요." 전화 한 통만 하면 되는 겁니다. 다른 손님 받을 수가 있잖아요. 서로 피해를 보지 않을 건데, 이게 전화 예약도 내가 가겠다고 일종의 구두 계약을 한 거거든요.

시장 경제에서 계약과 신뢰가 기본입니다. 이런 작은 부분부터 바탕이 돼야만 전체 경제에서 신뢰를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는 거란 말이죠.

이거 보면서 우리 사회가 많이 좀 기본부터가 바뀌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러게 말입니다. 사실 부득이한 상황도 있겠습니다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전화 한 통 하는 거, 취소 전화 이거 어려운 것 아니거든요. 이 전화 한 통으로 스스로를 좀 고급스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 좀 고급스럽게 살았으면 좋겠고요. 돈은 좀 아껴가면서 고급스러웠으면 좋겠는데, 편의점에서 요즘 1천 원짜리 커피 많이 팔리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직장인들 요새 점심 먹고 커피 한잔 하는 게 요새 트랜드 비슷하게 있어서, 그런데 먹다 보면 커피값이 너무 비싸서 어떻게 보면 밥값보다도 많이 나와서 부담스러울 때가 있어요.

그래서 편의점에서 이런 커피들을 노려서 팔고 있는 건데, 어떻게 하는 거냐면 따라주는 사람이 없고요, 매장 따로 내는 것도 아니고요, 이렇게 기계만 매장 한군데 놔두는 거에요.

지금 보시는 이런 겁니다. 인건비나 월세 비용이 따로 여기는 안 들어가기 때문에 딱 원두값 수준에서 싸게 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한잔에 작은 거 왼쪽이 1천 원이고요, 오른쪽게 1천5백 원 그렇게 받을 수가 있는 겁니다.

[김도형/직장인 : 이 근처에는 다 비싼 커피밖에 없거든요. 아침에 한 잔 정도는 이걸로 마시고 점심에도 가끔씩 직원들하고 여러 잔 마실 때는 이걸로 마셔요.]

맛이 어떤지 중요한데, 바리스타가 아니면 크게 구별 못 해요.

[박상진/직장인 : 저도 이게 (유명브랸드 커피) 익숙하니까 더 맛있긴 한데요, 이것(편의점 커피)도 나쁘진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편의점 커피가 작년보다 지금 최고 70% 이상 판매가 늘고 있는데, 앉아서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은 자리 있는데, 약간 비싼데 가시고, 후루룩 마실 분들은 저런 저렴한 커피 시장으로 가는 게 세태가 되지 않을까, 이런 전망이 지금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걱정은 저런 대형 프랜차이즈나 편의점 말고 개인이 하시는 곳들 많잖아요. 가운데서 어떻게 해야 될까 걱정이 되는데, 맛하고 서비스로 정확하게 승부를 걸어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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