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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20대로 돌아가도 창업할 것"…"투지가 중요"

입력 : 2015.11.24 17:31


"남이 낸 문제에 답을 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낸 문제에 자신이 답하고 채점하고 싶다면 창업에 뛰어드세요" 24일 오후 제주대학교에서 열린 '2015 청년창업 콘서트'에서 곰플레이어와 곰TV 운영업체인 그래텍의 창업자 배인식 이사회 의장이 특강에 나섰다.

배 의장은 강연에서 "내가 문제를 내고, 내가 채점하고 싶어서 모두가 부러워하는 직장인 삼성전자에서 나와 1999년 창업했다"며 IT업계 최일선에서 20년간 내려온 주요 결정들을 사례로 들며 스타트업을 꾸리는 이들에게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킨 자신의 전략을 공개했다.

그는 유망한 아이템 하나를 찾는 것보다 누구와 함께 일을 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사업 아이템은 트렌드에 따라 변화하지만, 믿음을 바탕으로 한 팀워크는 트렌드를 뛰어넘는 가치 창출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사람 다음이 사업 아이템인데 시대를 너무 앞서가서는 실패로 이어지니, 한 발짝만 앞서 나갈 것을 조언했다.

그는 1999년 클라우드 서비스인 팝데스크를 만들었다.

20MB의 무료 저장용량을 1GB로 늘여 제공함으로써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왔다.

순식간에 100만명 이상의 회원 수를 확보한 것이다.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업계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그는 회원 수가 사이트의 성공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는 당시의 기준이 못마땅했다.

그즈음 닷컴 기업에 대한 거품이 걷히며 실질적인 수익모델에 대한 투자자들의 요구가 빗발치게 되자, 그는 빠른 파일 다운로드를 가능하게 해주는 '익스프레스 다운로드 패키지'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 결과 30분에 7천만원씩 수익이 떨어졌다.

당시 인터넷상에서는 무엇이든 함께 나누는 '공유정신'이 대세였지만, 콘텐츠 공급자들의 저작권 요구도 빗발치기 시작했다.

'룰'이 존재하지 않던 상황에서 점차 인터넷으로 저작물을 주고받는 행위가 위법이 되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었던 것이다.

'즐거움 그리고 자부심'을 비즈니스의 가치로 추구했던 그는 이런 상황 속에서 자부심을 잃었다.

그래서 잘 나가던 팝데스크와 P2P 서비스인 구루구루를 시장에서 의도적으로 도태시켰다.

그 뒤, 폭발적인 수요증가를 보이던 동영상으로 사업 분야를 돌렸다.

당시는 별다른 대항마 없이 윈도미디어플레이어가 시장을 점령하던 상황.

2003년 통합 코덱과 자막기능을 지원하면서도 시스템에 무리를 주지 않는 동영상 보기 프로그램인 곰플레이어를 개발해 시장에 내놨다.

인터넷상의 시대정신이었던 '공유'와 콘텐츠 공급자들의 저작권 요구의 틈 속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 내기 위해 그는 영화사, 방송국 등을 다니며 합법적으로 인터넷상에서 동영상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인 곰플레이어와 곰TV를 정착시켰다.

이 플랫폼에 광고를 붙여 프로그램 자체에 돈을 내기 싫어하는 소비자들의 특성을 우회 공략했다.

이후 소녀시대의 뮤직비디오 '지(Gee)'를 최초공개하고, E 스포츠 리그를 시작하는 등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곰TV의 기능을 확장했다.

미디어 시장에서 곰TV의 영향력이 확대되자, 방송사를 비롯한 기존 업계의 견제가 시작됐고, 견제를 뚫기 위해 미국의 게임업체로부터 독점중계권을 힘들게 따와 직접 대회를 개최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등지에서 2만5천여명의 유료 관중을 유치하고, 게임을 전세계로 인터넷을 통해 2억명의 유저들에게 생중계했다.

그는 "기존의 전파 미디어로는 불가능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것"이라고 자평하며 창업자들에게 있어 투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배 의장은 현재 20년간의 현업 전선에서 물러나 2년 6개월째 '하프타임'을 갖고 있다.

그는 모교에서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의 멘토 역할을 하며 후반전을 위한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다.

현업 복귀는 6개월 뒤다.

그는 "오늘은 당신의 남은 인생의 첫날"이라는 영화 '아메리칸뷰티'의 대사를 좋아한다며, "모든 이들에게 창업을 권하지는 않지만, 나는 다시 20대로 돌아가도 창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등의 길이 아니라 남과 다른 길을 가라"는 백남준의 말도 덧붙이며 특강을 마무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