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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노란 옷의 그녀

입력 : 2015.11.23 17:44|수정 : 2015.11.23 18:32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앞. 최루액 섞인 물대포가 여기저기 뿌려졌습니다. 시위대와 의경 가릴 것 없이 모두 최루액의 고통을 호소하던 그때, 눈에 최루액이 들어간 한 의경이 있었습니다.

괴로운 듯 눈을 감고 서 있던 의경. 그때, 노란 점퍼를 입은 한 여성이 그에게 다가왔습니다. 무엇을 하려던 걸까요?

그녀의 손에는 생수통이 들려 있었습니다. 그녀는 고통스러워하는 의경의 눈을 생수로 씻어내기 시작했습니다. 폭력 시위 논란과 강경 진압 의혹으로 얼룩졌던 14일, 이 모습이 담긴 사진은 트위터에서만 1만 4,000번이 넘게 리트윗(Retweet)되며 많은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죠.

그런데 지난주 금요일(20일), 한 종편 보도 프로그램에 이 사진이 등장했습니다. 사진은 보도내용과 관계없었지만, 자료화면 표시 없이 방송되면서, 어떤 사람들에게는 개연성 있는 내용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방송이 나간 후, 온라인상에선 이 사진이 '시위세력의 선동 재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방송이 나간 같은 날, 한 페이스북 페이지의 게시글. 이 글을 쓴 사람은 이 의경의 눈을 씻어준 사람이 전·의경 부모모임의 회원이며, 시위대가 자신들의 범법행위를 옹호하기 위한 선동의 재료로 이 사진에 얽힌 이야기를 허위 날조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반박 댓글이 달렸습니다.

자신이 생수병으로 의경의 눈을 씻어준 당사자라고 주장하는 A 씨가 나타나 사과를 요구한 겁니다. 해당 사진의 주인공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전·의경 부모모임의 회원이 아니었고, 지나가는 시민도 아닌 집회 참가자였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해당 페이스북 페이지 관계자 등은 A씨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급기야 사진 속 인물이 본인이 맞다라는 사실을 인증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결국, A씨는 사진을 찍힐 당시 입었던 옷과 가방 사진까지 올린 뒤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A씨 본임임을 확인한 페이스북 운영자. 사과를 인정했을까요?

일단 글은 이렇게 고쳤습니다.

[원문]
"자신들의 범법행위를 옹호하기 위한 재료로 써 먹을려고 사실 확인도 안 하고 가져다 붙였으니 결국 허위 선동이라고 밝혀지게 되는군요.이 의경의 눈을 씻어주는 분은 전의경 부모모임의 회원이십니다.”

[수정한 글]
정정: 이 의경의 눈을 씻어주는 분은 "알바노조 출신"이라고 합니다. 사진의 본인이 직접 댓글로 알려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런 반응을 보였습니다.

[해당 페이스북 페이지 관계자]
“사실 확인이 안 된 부분은 페북지기도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면 사진의 주인공이신 A님께서는 본인이 찍힌 사진이 이번 집회가 평화적이었다는 선동의 재료로 사용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당시 시위현장에 있었던 의경과 시위대가 서로 적이 아니라 같은 인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이 한 장의 사진. 이 사진의 주인공 A씨는 일련의 사태 때문에 극심한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노란 옷의 그녀'가 왜 고통을 받아야 할까요?

그녀의 사진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가 어쩌면 우리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어 씁쓸해집니다.

기획/구성: 임찬종, 김민영
그래픽: 이윤주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