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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와의 협상은 없다"…푸틴은 영웅? 독재자?

스브스뉴스 권재경 PD

입력 : 2015.11.19 20:55|수정 : 2015.11.19 20:55






17일 시리아 북부 IS 근거지 락까 공습을 시작하면서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한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의 IS 공습과 함께 푸틴 대통령의 과거 행보가 다시 관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발언은 언제나 그 어떤 나라의 지도자보다 더 중량감 있게 받아들여지고 화제를 모아왔습니다.

국내 일부 네티즌이 붙여준 그의 별명은 ‘푸 간지’. 그는 테러뿐만 아니라 각종 일처리에서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이미 여러 번 화제에 올랐습니다. ‘푸 간지’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일화는 ‘피칼료보 노동자 임금 체불 사건’. 러시아 소도시 피칼료보 지역 공장들이 3개월째 임금을 체불하고 공장 가동을 중단하자, 지역 주민들 중심으로 큰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대책 회의가 전국에 생중계 됐는데, 당시 총리였던 푸틴의 행동이 큰 인상을 남겼습니다. 공장의 소유주를 ‘바퀴벌레’에 비유하며 ‘당장 공장을 재가동하고 체불 임금 지급서에 서명하라’며 볼펜을 던졌기 때문입니다. 쩔쩔 매며 사인을 하는 공장 소유주의 모습에 많은 러시아 국민이 환호했습니다. 실제로 푸틴은 1990년대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의 경제부흥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남성다움을 과시하는 푸틴의 다양한 모습은 그의 강한 카리스마를 부각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푸틴이 내는 ‘간지’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그의 행보 중 일부는 ‘카리스마’가 아니라 ‘독단’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2004년, 체첸반군이 학교를 점거한 뒤 어린 학생들을 인질로 잡은 베슬란 학교 테러사건. 푸틴은 단호하게 무력진압을 명령합니다. 이 과정에서 어린아이만 무려 180여 명이 사망했습니다. 세계적인 비난 여론이 쏟아졌지만 푸틴은 유족들에게 용서를 구하면서도 ‘테러와의 협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게다가 2000년 이후 15년째 러시아의 정점에 서 있기 때문에 푸틴이 러시아의 ‘민주주의’를 퇴보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심지어 푸틴 집권 이후, 그를 강하게 비판했던 언론인이나 정치인이 살해되거나 실종돼 지금까지도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포브스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에 오른 블라디미르 푸틴. ‘푸 간지’란 별명의 이면엔 러시아 경제를 되살린 영웅과 민주주의를 퇴보시킨 독재자의 양면성이 혼재돼 있습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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