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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71번 수술 극복…화상 입은 소방관 '새 삶'

박진호 총괄

입력 : 2015.11.17 12:53|수정 : 2015.11.17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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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1년 9월 인명구조를 위해 용감하게 불타는 집으로 들어간 젊은 소방관 하디슨.

하지만 곧 지붕이 무너졌고 머리와 목, 상반신 윗부분에 중화상을 입게 됩니다.

그를 살리기 위한 대수술이 이어졌습니다.

다리 피부를 얼굴에 이식했지만 귀, 입술, 코를 대부분 잃었고, 거의 보이지 않게 된 눈은 깜박일 수도 없었습니다.

무려 71차례의 수술을 이겨냈지만, 정상적인 생활은 요원했습니다.

[하디슨/전직 소방관 (안면이식 수술) : 전 죽음이 조금도 무섭지 않았습니다. 제 인생에는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이 많았습니다.] 

그를 아끼던 친구가 한 의과대학에 편지를 보냈고, 얼굴을 기증해 줄 사람을 기약 없이 기다렸습니다.

1년 뒤 자신의 신체 기증에 동의했던 뉴욕의 예술가 데이빗 로드버그가 자전거 사고로 숨졌습니다.

지난 8월 뉴욕대 병원에서 그의 얼굴을 하디슨에게 이식하는 26시간의 대수술이 실시됐습니다.

지난 2005년 프랑스에서 첫 안면이식 수술이 성공한 이래 전 세계에서 25건 정도가 실시됐습니다.

하지만 이번 수술은 역대 가장 광범위한 안면조직을 이식하는 현대의학의 도전이었습니다.

3개월이 지난 지금 물리치료와 함께 거부 반응을 막는 약물 치료가 계속되고 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이제 41살인 하디슨 씨는 새 귀와 코, 눈꺼풀과 함께 어느 정도의 시력도 되찾았습니다.

[에두아르도 박사/안면이식 전문의 : 우리는 어느 정도 수준에서 타협하기를 원하지 않았어요. 의료진은 기증자의 안면근육을 환자의 아직 살아 있는 근육에 이식해서 환자 자신의 근육으로 얼굴을 움직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새 인생을 찾은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너무 행복합니다. 대단한 수술이었습니다. 나는 거리를 걸을 수도 있고 누구도 나를 쳐다보고 손가락질하지 않을 겁니다.]

하디슨 씨는 다시 소방관이 되긴 어렵겠지만, 앞으로 강연활동을 통해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부상자들에게 희망을 주고싶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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