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동물농장’에 제보된 한 동영상. 고양이 한 마리가 잔뜩 몸을 웅크린 채 몸을 떨고 있습니다. 좀 뭔가 안 좋아 보이는 것 같은데... 고양이 몸에 꽂혀 있는 커다란 화살... 눈으로 보고도 도저히 믿기지 않는 장면입니다.
고양이의 몸을 관통한 화살은 고양이 몸보다 두 배는 되어 보였는데요. 한 발짝 옮기는 것도 힘겨웠을 상황인데 고양이는 몸에 화살이 꽂힌 채 힘겹게 버티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에게 발견된 지 5일 만에 구조된 고양이의 상태는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고양이를 본 의사는 ‘천만다행’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화살이 콩팥, 간 등 위험한 장기들을 피해 지나간 터라 다행히 생명을 잃지 않았다는 겁니다. “빠른 속도로 날아온 화살이 고양이의 뒷다리 뼈와 부딪혀 순간적으로 속도가 줄어 날카로운 화살 깃이 몸을 뚫고 지나가지 않아 살 수 있었어요.”(박순석 동물병원장)
불행의 끝에서 극적인 행운으로 목숨을 구한 고양이. 좋은 사람들 덕분에 긴급 수술을 받아 큰 고비 하나는 넘겼지만 여전히 위독한 상태입니다. 도대체 누가 길 위를 떠도는 힘없는 고양이에게 이런 끔찍한 짓을 한 걸까요?
목격자도, cctv도 없는 상황. 동물농장 제작진은 일단 당시 정황들로 범인을 추려보기로 했습니다. 고양이 몸을 관통환 화살은 누구나 쉽게 구입 가능한 양궁용 화살. 그 중에서도 사냥용과 레저용으로 사용되는 ‘컴파운드 보우’용 화살이었습니다.
고양이 사진을 본 양궁 전문가는 이것이 초보자가 쏜 화살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양궁 동호인들은 이런 문제가 처음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양궁용 화살로 길고양이를 쐈다는 이야기들이 종종 돌아다녔다는 겁니다. 또한 전문가들은 고양이가 맞은 위치로 보아 근거리에서 고의로 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합니다.
같은 화살로 실험해본 결과, 멀리서 쏜 화살은 수평으로 꽂힌 반면, 3m 이내의 거리에서 쏜 화살은 비스듬히 꽂혔습니다. 현재 경찰은 고의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고양이의 몸을 관통한 화살이 어디에서 왜 날아온 것인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정말 그야말로 하늘에서 우연히 날아온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황대로 누군가가, 일부러, 가까이에서 화살을 쏜 것이라면 그 사람을 쉽사리 용서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