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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탈출? 밀수?…멸종위기종 원숭이 어디서 왔나

입력 : 2015.11.15 22:01


부산의 한 재래시장에서 국제적 멸종 위기종인 '슬로로리스' 원숭이가 15일로 이달 들어서 벌써 3번째 발견돼 출현 배경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밀수 등을 통해 들여와 애완동물로 길러지다가 버려졌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점쳐지지만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추측들도 잇따르고 있다.

◇"100m 가는데 3시간…탈출 가능성은 낮다"

슬로로리스 원숭이는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 교역에 관한 국제협약'(CITES)에 따라 멸종위기 동물로 규정돼 있다.

네덜란드 말로 '광대'라는 뜻의 학술명을 가진 이 원숭이는 주로 태국, 미얀마, 보르네오 등 동남아시아 밀림 지역에서 서식하는 야행성 동물로 멸종위기 1급으로 지정돼 있다.

학술적 목적이나 공중 관람용 등 허가받은 사항 이외에는 거래가 금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견된 슬로로리스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보관 중인 동물원이나 연구실 등에서 탈출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슬로로리스가 발견된 사하구 신평시장 주변에는 이런 시설들이 없는데다가 100m 이동하는데 3시간이나 걸려 '세상에서 가장 느린 원숭이'라고 불리는 탓에 탈출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다.

◇"밀수된 뒤 애완으로 길러졌다?"

전문가들은 슬로로리스가 밀수된 뒤 애완동물로 길러지다가 버려졌을 가능성에 가장 무게를 두고 있다.

작은 체구에 커다란 눈망울을 가진 슬로로리스는 애완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데, 실제 국내에서도 거래되고 있는 정황이 나온다.

인터넷 카페 등에서는 '슬로로리스 분양, 삽니다 팝니다' 등의 글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최인봉 부산야생동물보호협회장은 "애완동물로 기르려는 수요가 있어서 보안이 허술한 감천항 등을 통해 밀수된 뒤 개인에게 판매되지 않았을까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또 원숭이가 발견된 시기도 이런 추론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슬로로리스가 맨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 3일인데 이때는 야생동물이나 멸종위기종을 보관하다가 걸리면 처벌을 하는 관련법이 엄격하게 개정된 뒤 주어진 1년 3개월간의 유예 기간이 끝난 시점이다.

최 회장은 "처벌이 두려워서 애완견으로 기르던 것을 몰래 방사하지 않았을까 추측된다"면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경찰에 수사의뢰를 했다"고 밝혔다.

◇ "다양한 가능성 열어둬야"

하지만 여전히 의문점은 남는다.

만약 누군가가 처벌을 피할 목적으로 슬로로리스를 방사했다면 이번처럼 시차를 두고 띄엄띄엄 버리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3마리를 버렸거나, 다른 장소를 택해 버리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추론이다.

하지만 지난 3일 슬로로리스가 첫 발견된 뒤 언론에 보도가 되는 등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시차를 10여 일이나 두고 같은 장소에 2번이나 더 슬로로리스를 버린 것에는 다른 목적이 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심인섭 동물전문가는 "유기라고 단정 짓기에는 퍼즐이 딱 맞지 않아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심씨는 또 "지난해에도 경북 상주의 주택가에서 부상당한 슬로로리스가 발견되는 등 불법적인 거래가 성행하는 정황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만큼 관련 당국의 관심이 좀 더 필요한 상황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